[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최근 발표된 1분기(1~3월) 경제 성장률에서 한국이 주요국 중 가장 심각한 부진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의 지속적인 위축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0.246%로, 지금까지 성장률을 발표한 19개국 중 최하위였다.
지난달 20일 서울 명동거리 한 가게에서 폐점 세일을 안내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이 중 18개국은 OECD 회원국이며 중국(1.2%)이 유일한 비회원국으로 포함됐다. 아일랜드(3.219%), 인도네시아(1.124%), 스페인(0.568%) 등 대부분의 국가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유독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큰 캐나다(0.4%), 독일(0.211%), 프랑스(0.127%) 역시 양(+)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한국의 경제 부진은 이미 장기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1.3%의 높은 성장률로 주요 37개국 중 6위를 기록했으나 2분기(-0.228%)부터 순위가 급락해 32위로 추락했다. 이후 3분기(0.1%, 26위), 4분기(0.066%, 29위)로 이어지며 내수 위축이 지속됐다.
올해 1분기 역시 최하위권 성적이 예상되며 반도체 수출 부진과 더불어 내수의 구조적 약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하락 사이클이나 미국 관세정책 등 수출 불안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와 건설 등 내수가 너무 부진하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가계부채와 높은 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되며, 건설 업종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미국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 연간 성장률 1%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한국 경제가 연간 1% 성장을 달성하려면 2~4분기 평균 0.4~0.45%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정부는 13조8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계획이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새 정부가 하반기 2차 추경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하 효과도 하반기부터 서서히 나타나면서 경기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