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고 가산금리도 적용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또 특례보금자리론이 서민·실수요층에 집중되도록 공급 요건을 강화한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자료=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13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
이날 참석자들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5조~6조원 수준의 가계 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 위해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7~8월 가계부채 증가세를 주도한 은행들의 50년 만기 주담대가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우선 장기 주담대가 ‘상환 능력 내 대출’이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50년 만기 대출이 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이날부터 대출 전 기간에 걸쳐 상환 능력이 입증되기 어려운 경우 DSR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한다.
다만 개별 차주별로 상환능력이 명백히 입증되는 경우에는 50년 만기 대출 등이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은행권 자체적으로도 장기 대출 상품을 취급할 경우 과잉 대출이나 투기 수요 등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집단대출이나 다주택자, 생활 안정 자금 등 가계 부채 확대 위험이 높은 부문에 취급을 주의하도록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변동금리 대출에 대해서는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엄격한 수준의 DSR 규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적용하는 ‘스트레스(Stress) DSR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소득 5000만원 차주가 금리 4.5%로 DSR 40%에 50년 만기로 대출할 경우 가산금리 1%포인트를 적용해 기존에 4억원이던 대출 한도를 3억4000만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집단대출 등을 통해 50년 만기 대출을 큰 규모로 취급한 특수은행 등에 대해 DSR 대출 규제 특례가 제대로 운용되는지 점검해 조치하고 금감원을 통해 가계대출 취급이 많은 은행의 취급 실태 파악도 이뤄진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서민·실수요층에 지원을 집중할 수 있도록 공급 요건이 강화된다.
1년간 한시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던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상품의 지원 대상자(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초과 차주 또는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주택 대상)와 기존에 주택을 보유한 일시적 2주택자는 오는 26일까지 신청을 받고 27일부터 접수를 중단한다.
서민·실수요층에 해당하는 우대형(부부합산 연 소득 1억원 이하 및 주택가격 6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은 계속 공급할 계획이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관리는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기본적인 원칙을 일관되고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하며 금융당국도 제도개선과 기준 마련에 힘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