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서정진 명예회장 얼굴에 'X칠'한 셀트리온..동반성장·상생은 어디에도 없었다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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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0 14:22 | 최종 수정 2023.02.2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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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형규 기자] "바이오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동반성장 및 상생 협력을 도모하면서 업계 ‘앵커기업’으로서의 역할도 도맡겠다."
이는 지난 2019년 서정진 당시 회장이 2030년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성장 로드맵을 담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말하며 발표한 이른바 '비전 2030'이다.
최근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휴마시스는 상대 회사에 각각 602억원과 120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는 양사가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개발 및 상용화와 공급을 위한 MOU를 체결한 이후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 진단키트 대금을 미지급한 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 측은 미국법인을 통해 미국 시장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납품할 예정이었으나 휴마시스 측이 2021년 10월쯤부터 납기를 계속 어겼다는 주장이다.
휴마시스는 납기 지연 사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가진단 검사키트 유통 개선 조치로 수출이 제한됐음을 들었다. 또한 셀트리온 측이 코로나19 완화로 진단키트의 수요가 떨어지자 휴마시스 측에 생산중단 및 2022년 12월 31일까지 납기를 연장하는 요청까지 수용했지만 기존 대비 50% 이하로 과도한 단가 인하까지 요구를 해 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더불어 셀트리온은 납기 마감 이전인 12월 29일 일방적으로 휴마시스에 계약 해지 통보까지 했다.
이에 휴마시스는 셀트리온에 미지급 진단키트 대금과 손해배상에 대해 1205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셀트리온이 휴마시스에 미지급한 대금은 4103만달러(약 516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가 진단키트 납기일을 어겨 영업 손실을 봤다며 602억원의 맞불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19년 서정진 회장은 2020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2021년부터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기우성 부회장이 셀트리온을 이끌고 있다.
서 회장은 은퇴에 앞서 ▲40조원 재원 투자 ▲4차 헬스케어 산업 진출 ▲동반성장 및 상생협력의 3가지 내용을 담은 셀트리온의 '비전 2030'을 내놓았다.
이는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이 경영을 하더라도 이어야 할 셀트리온의 성장 로드맵이다. 하지만 업계 '앵커기업'인 셀트리온은 눈 앞에 보이는 주판알을 튕기며 중소벤처기업인 휴마시스에 '빅 펀치'를 날렸다. 동반성장과 상생협력은 보란듯이 걷어차 버린 것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으며 성공신화를 써내려왔다. 하지만 작금의 셀트리온의 행태가 서 명예회장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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