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호 오아시스의 ‘흥행 참패’..한파 닥친 이커머스 업계 상장 ‘먹구름’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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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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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 1호 상장기업으로 절차를 밟고 있는 오아시스의 앞길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아시스는 적자로 몸집을 불려온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한 ‘흑자’라는 강점을 내세워 상장을 추진했으나 IPO 시장의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오아시스가 부진한 성적으로 상장 철회의 기로에 서있는 가운데 향후 상장을 준비하는 후발 업체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오는 14일~15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오아시스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상장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해 확정 공모가를 공시할 예정이다. 상장이 진행되면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오는 23일이다.
오아시스는 지난주(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당초 오아시스가 상장 전 자금조달(프리 IPO) 과정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1조원 규모다. 오아시스는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2만원대 안팎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의 공모가가 2만5000원에 마무리되면 시가총액은 8000억원 수준이 된다.
오아시스는 지난 2011년 오프라인 직영 매장으로 시작해 2018년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2위 새벽배송 업체다. 오아시스는 업계 최초로 설립 이래 유일한 흑자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그 비결로는 ▲PB상품(60%↑) ▲직소싱 네트워크 ▲합포장 구조의 물류센터 ▲독자적 물류 솔루션 오아시스루트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 등이 꼽힌다.
증시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오아시스가 상장을 강행할 수 있던 이유 역시 성장성을 증명하는 ‘흑자’ 구조 덕분이다. 앞서 상장을 추진하던 새벽배송 1위 컬리는 상장을 무기한 연기했다. 컬리는 지난 2021년 프리 IPO에서 4조원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IPO 대어’로 주목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1조원대 안팎으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커머스 알짜 기업인 오아시스의 상장 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향후 IPO를 준비하는 이커머스 업체의 앞날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국내외 경제 불황에 증시 시장이 불안정한 데다 세계적인 경제활동 재개로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커머스 기업이 제 가치를 인정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시장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온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 ▲2021년 15.7% ▲2022년 9.5%로 감소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2020년 -3.6% ▲2021년 7.5% ▲2022년 8.9%로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정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는 적자로 몸집을 불리는 구조로 성장했다. 새벽배송·당일배송 등 배송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당장의 수익성이 아닌 잠재적 성장성에 집중했다. 그러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악화하자 이를 견디지 못하는 업체들이 속출했다. 특히 새벽배송의 경우 인건비가 높고 냉장·냉동 물류체인 구축을 위한 투자비용이 막대해 비용 부담이 높은 사업이다.
게다가 이커머스 적자 성장의 대표주자인 쿠팡이 작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하자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체질 개선에 나서는 추세다. SSG닷컴은 최근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컬리 역시 화장품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를 오픈하고 신사업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당시 급성장했던 이커머스 업계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 리오프닝에 따라 오프라인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라며 “몸집 확장이 아닌 수익성 확보로 성장이 아닌 내실을 다져야 하는 게 현재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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