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금리 경쟁 자제령에..시중은행 5%대 정기예금 자취 감췄다

윤성균 기자 승인 2022.11.29 09:15 의견 0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예금 금리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금리 현수막.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시중은행에서 연 5%대 예금 금리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신 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대표상품인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전날 기준 1년 만기에 연 4.98%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 가장 먼저 연 5%대 진입한 바 있다.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시장금리(은행채 기준)를 토대로 정책금리를 반영해 매일 적용금리가 달라지는데 최근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예금리가 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5일 기준 12개월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연 4.860%로 2주 전인 지난 11일의 연 5.013%와 비교하면 소폭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의 대표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금리도 전날 기준 연 4.7%까지 떨어졌다. 이 상품은 매주 시장금리를 반영하는데 지난 14일 처음으로 연 5%대에 올라섰지만 2주도 안 돼 금리가 0.3%포인트가량 하락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전날 기준 연 5.1%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리 구조가 변경됐다. 지난 14일 연 5.1%였던 기본금리가 연 4.8%로 떨어진 대신 0.3%p의 특별우대 금리가 더해진 방식으로 바뀌었다. 특별우대 금리 변동에 따라 4%대로 변경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 대표 정기예금 상품 중 연 5%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연 5.0%)이 유일하다.

다만 지방은행에서는 연 5%대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제주은행 ‘J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가 27일 기준 연 5.0%이며 BNK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연 5.4%), 전북은행의 ‘JB123 정기예금’(연 5.3%),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연 5.3%), 광주은행의 ‘호랏차차디지털예금’(연 5.0%) 등은 연 5%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SH수협은행의 ‘Sh플러스알파예금(2차)’도 연 5.3% 금리를 기록 중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은 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를 당부한 것과 연관이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은행권을 겨냥해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금융시장 안정에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권간, 업권내 과당 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시중은행 금리 인상이 정기예금 등 수신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예금 금리만 상승이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융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예금 금리를 억제하려면 예금하는 사람들, 연금소득자나 퇴직자들의 생활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지금 대출금리는 엄청 높은데 예금금리는 낮다는 인식이 강하다. 예금 금리를 억제하려면 대출 금리도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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