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카카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3% 증가한 7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제휴와 주식 거래, 펀드 매매, 마이데이터 등 신규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히며 플랫폼 성장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2일 카카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3% 증가한 78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38.1% 증가한 규모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해서는 40.6%, 전년 동기 대비로는 46.9% 늘어난 104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영업수익은 411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1%, 전년 동기 대비 48.5%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1조1211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2674억원으로 9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 뱅킹·플랫폼 모두 꾸준한 성장세

뱅킹 부문 역시 견고한 성장을 보였다. 9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34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조6000억원 늘었다. 이 중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꾸준히 확대돼 62.1%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25조9000억원에서 27조50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과 전월세보증금·주택담보대출이 여신 성장을 이끌었다.

무보증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잔액은 3조28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조4643억원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9월 말 기준 23.2%까지 상승했다.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 비중은 25%다.

지난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은 누적 약정금액이 807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주담대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했음에도 카카오뱅크는 취급 지역을 전국으로 넓히고 대상 주택 금액 한도를 없애는 등 고객 접점을 늘렸다. 이에 지난 9월 처음으로 월 취급액이 15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의 연말 잔액기준 목표를 1조원으로 잡고 있다.

플랫폼 부문도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증권계좌 개설의 경우 투자시장 위축이 지속되면서 전분기 대비 신규 개설수는 8만좌에 그쳤다. 다만 지난 9월 미래에셋증권이 제휴사로 추가되면서 개설 커버리지는 확대됐다.

연계대출 누적 취급액은 전년 대비 33% 성장한 5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제휴 신용카드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누적 52만장이 발급됐다.

광고 비즈니스는 카카오 비즈보드 광고와 대출 광고를 시작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카카오 비즈보드 광고는 업종 민감도와 적절성을 고려해 집행되고 있으며 노출량이 꾸준히 증가해 광고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가상자산·주식·펀드·마이데이터 신규 사업 청사진

카카오뱅크는 이날 컨콜에서 주식, 가상자산, 펀드, 마이데이터 등 향후 신규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달 중 코인원 고객에게 실명확인입출금계정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협의 중이다. 가상자산 거래를 원하는 고객이 카뱅을 활용해 안전하게 거래소를 사용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음 달에는 카카오뱅크에서 주식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카카오뱅크 앱 내 주식거래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주식 매매, 뉴스 확인, 관심종목 및 보유주식 관리 등 핵심 기능을 제공해 카뱅 앱 내 주식 거래 커버리지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터넷은행 최초 자체 라이선스 기반 펀드 판매 프로세스 구축이 예정됐다. 펀드 투자가 익숙하지 않은 예·적금 고객 대상 차별화된 UX(고객 경험)로 설계된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카카오뱅크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출시된다. 자산, 지출 내역 등 금융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제공하고 기존 서비스와도 연결성을 강화한다. 관계성 기반의 새로운 금융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계획이다.

■ 그럼에도 미래 성장성·주주가치 제고 양립 의문

이날 컨콜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미래 성장성과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질의가 이어졌다.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카카오뱅크의 내년 성장성에 대한 질문에 “여신 비즈니스는 충분한 사업 운영 경험과 데이터가 있어야만 건전성과 성장성, 수익성을 모두 확보한 상태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1년 내 대규모로 확충하는 그런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수용도가 크게 확장됐고 전날 출시한 개인 사업자 대출의 경우 가계대출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세를 지속해 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만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어 좋은 서비스, 좋은 역량을 가진 회사와 인력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련한 노력을 계속해 머지않은 장래에 뚜렷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과 관련해서는 “내년 3월 이후 배당 가능 이익이 확정되고 나면 성장성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서 많은 주주분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파악해 결정할 것”이라며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을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의 적절성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돼서다.

이에 김 책임자는 “카카오뱅크는 성장을 위한 충분한 자금은 IPO(기업공개)를 통해 이미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고민은 그 부분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다”며 “시장 관계자와 주주, 내부 논의와 협의를 거쳐서 저희 의사결정이 이후 주가라든가 기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민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