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스웨덴, 중립국 지위 포기..‘러시아 대항’ 나토 가입 임박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5.13 13:02 의견 0
13일(현지시간) 마그달레나 안데르손(왼쪽) 스웨덴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회담에 앞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유럽에서 중립국 지위를 고수하던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이 확실됐다. 그간 지정학적 이유로 중립국을 유지했던 두 나라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나토 가입을 원하는 국민 여론 급증했다.

13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은 군사적 동맹에 가입했다가는 지역 내 패권국인 러시아의 도발을 야기할 수 이유로 군사적 동맹에 가입하지 않고 오랫동안 중립 정책을 유지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1949년 창설된 나토는 물론 구소련이 주도했던 바르샤바조약기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핀란드는 1995년 유럽연합(EU)에는 가입했지만 국경을 맞댄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해 오랜 기간 중립국 지위를 고수해왔다.

핀란드는 과거 옛 소련과 두 차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영토 일부를 빼앗긴 경험이 있다.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이후 더는 소련의 침략을 받지 않았다. 다만 내정과 외교 정책에서는 소련이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했다.

핀란드는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을 때 안보의 위기를 느끼고 나토 가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했다.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핀란드 내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은 76%로 나타났다. 반대는 12% 뿐이었다. 6개월 전만해도 찬성 여론은 20% 수준이었다.

스웨덴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자 외교와 핵 군축에 초점을 맞추고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국제무대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70~80년대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지도자였던 올로프 팔메 스웨덴 전 총리는 미국과 소련을 멀리하는 인권 중심의 외교 정책을 확립하면서 독자 노선을 구축했다.

이런 정치적 배경 때문에 스웨덴에서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에도 미국 주도의 나토에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현재 스웨덴 대부분의 정당은 나토 가입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좌파 진영에서는 나토의 가입이 지역 긴장만 키울 뿐이라는 주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말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가입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소폭 앞섰다.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 산나 마린 총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화했다.

스웨덴도 오는 16일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핀란드와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와 나토가 직접 맞대는 경계가 현재의 배로 늘어난다. 또한 양국 군사력이 나토에 편입되면서 나토의 북유럽 전력이 크게 증강된다.

러시아는 이들이 나토 동맹이 되면 발트해에 핵무기와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것이라고 예고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발트해에서 더는 핵 없는 상태에 대한 얘기는 있을 수 없다. 균형은 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