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정치권에서 때 아닌 '멸공'을 외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시작은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서 #멸공 해시태그 게시글을 올린 것이다. 이어 정치권에서도 '멸공 릴레이'가 일었다.
인스타그램에서 74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신 부회장은 지난 6일 자신의 계정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렸다.
'멸공(滅共)'의 사전적 의미는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신 부회장의 해당 게시물은 '폭력·선동' 등 이유로 삭제 조치됐다. 이에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보도자료] 갑자기 삭제됨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 !!", "난 공산주의가 싫다" 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관련 기사 사진을 공유하며 "#기사뜸 #노빠꾸 #ㅁㅕㄹㄱㅗㅇ"라는 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고 이후 인스타그램 측은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했다.
지난 6일에는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멸공, #승공통일, #반공방첩, #대한민국이여영원하라, #이것도지워라 등의 여러 태그와 함께 '"소국이 감히 대국에…" 안하무인 中에 항의 한번 못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 캡처 화면을 올렸다.
해당 기사는 중국 외교부가 한국에 안하무인격 태도를 보였는데도 한국 정부는 중국의 노골적 하대에 항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였다. 시진핑 주석의 신년회견 사진도 함께 담겼다.
정 부회장의 글을 두고 논란이 일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밤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다"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도 페이스북에 "정용진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 사실관계도 정확하지 않은 보도를 링크해서 중국을 자극하는 게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고 관련 게시물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멸공' 행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용호 의원은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응원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 의원은 입장문에서 "그가 '멸공'을 하든 '친공'을 하든 관심이 없다. 그러나 권력의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 기업 풍토에서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사 표시를 하는 용기에 대해 박수를 보냈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도 8일 낮 12시쯤 방역패스 및 밥상물가 점검차 신세계 이마트 이수점을 방문한 뒤 카트에 라면과 통조림, 사과, 약콩, 멸치 등을 한가득 넣어 장을 봤다.
국민의힘 측은 윤 후보가 여수 멸치와 약콩을 든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배포했다. 카트에 담긴 '열라면'도 공개했다.
윤 후보는 인스타그램에 마트에서 장 본 사진들을 올리며 '#이마트 #달걀 #파 #멸치 #콩 #윤석열' 해시태그를 달았다. 여기서 '멸치'와 '콩'을 합쳐 '멸공'을 연상케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마트에 들려 '멸치'와 '약콩', '자유시간' 초코바를 구입한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주의국가 밖에 없을텐데. 멸공! 자유!'"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정 부회장의 '멸공' 관련 글이 중국과 베트남 등 공산주의 국가에 진출한 신세계그룹의 리스크를 자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의 #멸공 은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없습니다 나는 남의나라가 공산주의던 민주주의던 일말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입니다 남의나라에 간다면 그쪽 체제와 그나라법을 준수할 뿐입니다 나의 멸공은 오로지 우리위에 사는 애들에 대한 멸공입니다 나랑 중국이랑 연결시키지 말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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