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NO제팬’ 위력 수면 위로..국내 일본기업 줄줄이 타격

-슈에무라에 이어 DHC도..일본계 뷰티기업 줄 철수
-일본 대표맥주 아사히, 지난해 매출 72% 하락..손실 124억원
-패션기업 유니클로 역시 손실 129억원..계열사 사업도 철수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9.04 12:45 | 최종 수정 2021.09.06 03:19 의견 0
[자료=DHC코리아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시작돼 2년이 넘게 이어져왔다. 그 결과 국내 입점한 일본기업들이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줄줄이 하락 곡선을 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 ‘NO제팬’ 운동의 영향으로 국내 일본기업들은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 매장 점포수를 줄이거나 아예 한국지사 영업을 종료하는 등 국내에서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악재가 겹치면서 일본기업들은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일본 관련 뷰티 브랜드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에 이어 DHC도 한국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슈에무라는 일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창업한 브랜드로 2003년 프랑스 로레알그룹에 인수됐다. 다만 제품 생산은 일본에서 이뤄진다. 로레알코리아 측은 당시 브랜드 포트폴리오 변경을 이유로 영업 종료한다고 밝혔으나 원인은 매출 감소로 추정됐다.

최근 DHC도 한국 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한국 진출 20년 만의 퇴장이다. DHC는 특히 DHC 계열사인 DHC 텔레비전 방송의 ‘혐한·왜곡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당시 국내 유통채널들과 줄줄이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또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의 혐한 발언 또한 불매운동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결국 DHC은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한국사업을 철수한다.

DHC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여러분들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국내 영업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며 “갑작스러운 영업 종료 안내로 불편을 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사히맥주 [자료=아사히맥주 홈페이지]

불매운동으로 국내 시장에서 타격을 입은 일본 기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9년 일본 수출규제 전후 한국진출 일본 소비재 기업 31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한국 내 매출액은 평균 6.9%, 영업이익은 71.3% 급감했다. 이중 매출 낙폭이 가장 큰 기업은 매출 50% 하락으로 적자 전환한 롯데아사히주류다.

일본 대표맥주 격인 아사히 맥주는 불매운동 이후 꾸준히 추락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전년 대비 72% 하락한 매출 173억원과 영업 손실 124억원을 기록했다. 아사히 맥주 외에도 일본산 맥주 전반적인 하락세는 현재 진행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600만달러다. 2018년 수입액 78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92% 폭락한 수준이다.

일본 패션기업 유니클로 역시 적자다. 유니클로는 2019년 불매운동 이후 현재까지 국내 매장 50여 곳을 폐업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19년 적자전환 이후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 떨어진 5746억원과 영업 손실액은 129억원를 기록했다. 유니클로 자매 브랜드 지유(GU)는 진출 2년 만에 오프라인 사업을 모두 정리하는 아픔을 겪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2020 도쿄 올림픽 독도 표기 논란 등 일본 이슈로 반일 감정이 다시 한 번 악화된 것 같다”며 “코로나로 국내 기업 역시 힘든 상황에서 불매운동 부담까지 안고 있는 일본 기업이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