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자료=셀트리온)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 약가 인하 정책을 바이오시밀러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바라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은 바이오시밀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미국 약가가 비싼 건 사실이지만 이는 주로 오리지널 의약품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며 “미국 약가가 높은 건 제약사가 아니라 중간 유통 과정 문제로 인한 것이며 이번 약가 인하 정책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중간 유통 구조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약가를 결정하지만 이 과정에 PBM과 민간 보험사 등이 관여해 약가를 올리기도 한다는 것이 서 회장의 판단이다.
현재 미국 PBM 시스템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처방집에 우선 등재된 뒤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을 통해 2~3개 제품이 추가 등재되는 구조다. 중간 유통사 리베이트 문제로 인해 바이오시밀러 가격이 병원 처방 시 오리지널 수준으로 높게 형성되곤 한다.
서 회장은 “중간 유통 구조가 단순화되면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유리해진다”며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셀트리온을 포함해 국내 제약사 중 미국 약가 인하 정책의 영향을 받는 곳은 거의 없다”며 “과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해서 “내년까지는 관세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2주 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서 회장은 “미국에 판매 중인 허쥬마, 램시마, 트룩시마 등은 화이자 등을 통해 팔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은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15∼21개월 치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관세가 어떻게 발표되든 내년 말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300만 바이알 수준의 완제의약품을 만들 수 있는 계약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공장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10만리터(L) 공장을 한국에 지으면 1조3000억원이 들지만 미국에 건설하면 약 2조원으로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게 서 회장 설명이다.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5조원 범위에서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2038년까지 18개 제품을 추가해 총 40개 제품을 확보한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