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52시간이 모자라다'.."이러니 귀족정당·꼰대 정당" 비판

장원주 기자 승인 2019.12.07 10:29 의견 0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인 건 과도하고 조금 더 일하는 게 필요한 나라"라고 말한 데 대해 "이러니 꼰대 정당"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자료=MBC 뉴스)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제를 언급하며 “우리는 일을 해야 하는 나라”라고 말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일제히 비판 논평을 내놓고 "귀족정당·꼰대정당의 대표다운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서울대 특별강연에서 “근로시간은 노사 간 협의를 거쳐서 해야 하는데 지금 이 정부 들어 52시간으로 줄어든 건 좀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좀 더 일해야 한다. 발전을 계속 하려면 조금 더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젊은 사람들은 돈 쓸 데도 많고 젊고 건강하니 (일할) 시간을 늘릴 수 있는데 그걸 막은 것"이라며 "기업이 일을 시킬 수 없게 말로 막은 게 아니라 처벌로 막은 거다. 경색증이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날 또한 문재인 정부의 '청년 수당'을 비판하며 '맞춤형 생산적 복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경제 정책인 '민부론'을 설명하면서 "예를 들어서 50만 원을 현금으로 준다고 하면 그게 어떻게 사용되느냐 보면 잘 쓰는 청년도 있고 잘 못쓰는 청년도 있다. 그런데 생활비에 써버리거나 심지어 밥 사먹는 데 쓰거나 하면 그건 있으나 마나 한 복지가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희가 생각하는 청년 수당은 앞으로 취업하는 데 학비가 필요할 때 인턴이나 수습 생활을 할 때 오가는 경비"라며 "쓰고 없어지는 복지가 아니라 써서 활용해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는 복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해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황 대표는 경제와 노동에 대한 무지, 청년에 대한 공감능력 부재를 드러내지 말고 국회에서 할 일이나 제대로 하라”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일과 삶의 질에 대한 천박한 인식은 차치하더라도 시대를 읽지 못하는 황 대표의 무지는 국민이 제1야당의 수준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며 "말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여전히 ‘더 많이 일하는 것’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밝혔디.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황 대표는 정녕 서민들의 삶을, 청년들의 삶을 제대로 알기나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유 대변인은 "현재 2100시간대의 세계 최장노동시간과 온갖 산업재해 위험으로 매일 죽음과 고통으로 버티며 사는 노동자들을 향해 제 1야당 대표이자 차기 대통령 후보가 기껏 하는 말이 '좀 더 일해야 한다'는 얕은 수준의 혀놀림이 대한민국 청년과 국민들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손쉽게 노동시간을 늘려서 해결하겠다는 발상이 여전히 과거 군사독재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중당도 이은혜 대변인 역시 논평으로 “국민 과로사시킬 궁리나 하는 황 대표, 그 입 다물길 바란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더군다나 황 대표는 일 안 하는 최악의 국회를 만든 장본인”이라며 “놀고 먹으며 국회를 멈춰 세웠던 한국당 대표가 국민더러 더 일하라 말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 6월 숙명여대 특강에서도 '꼰대 논란', '특혜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청년 취업과 관련해 아들의 성적과 스펙을 공개하고 KT에 입사한 사실을 알리면서 논란은 커졌다.

한국당은 지난 11월 당 청년정책 발표회를 다수 청년이 생업에 종사하거나 학업에 임하는 시간인 오후 2시에 열면서 매서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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