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2023년 뷰티업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된 이슈는 중국 관련 키워드다. 연관 키워드로는 투자의견 매수, 성장세, ODM, 유커 등 5개 키워드가 올라왔고 15위권 내 33%를 차지했다. 쿠팡과 올리브영 공정거래위원회 확전도 올해 빅 이슈였다.
올해 뷰티업계는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큰 변곡점을 맞았다. K-뷰티 투톱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 후퇴하고 그 바통을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ODM(제조업자개발생산)업체와 함께 중소 브랜드가 이어 받았다. 중국 시장을 내준 화장품 대기업 양사는 이제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K-팝과 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K-뷰티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단 구상이다.
한국정경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기사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일간지와 경제지, 방송사, 전문지 등 54개 매체를 기준으로 식품업계에서 화두가 된 주요 이슈들을 돌아봤다. 순위는 가중치가 높은 순서대로 매겨졌다. 가중치 정보는 공시적 분석과 워드 클러스터링을 통해 동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시맨틱 네트워크인 토픽랭크 알고리즘에 기반해 출력된 결과다.
■ 中, K뷰티 변곡점..아모레·LG생건 지고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ODM 뜬다
지난 8월 2017년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6년5개월 만에 중국 방한 단체관광 재개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돌아오고 중국 소비 지표가 선전하면서 중국 소비 관련 화장품 ETF(상장지수펀드)들이 상승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지난 8월 TIGER 화장품 ETF(상장지수펀드) 최근 1개월 수익률이 15.46% 개선됐다고 밝혔다. TIGER 화장품 ETF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스맥스(구성비중 13.2%) 주가는 같은 기간 41.84% 올랐다.
하지만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과 ODM 중심으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중국향 화장품 산업 흐름에 따라 그동안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을 이끌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대기업 성장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반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ODM·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와 토니모리와 에이블씨엔씨 등 중소 화장품 브랜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ODM업체인 코스맥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7% 증가한 33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콜마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 131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보다 26% 성장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하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소 화장품업체인 토니모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6.8% 상승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도 올 3분기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6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 북미·유럽 영토 넓히는 아모레·LG생건..K-콘텐츠 업고 K-뷰티 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 등 비중국 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특히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북미 등 선진국 시장으로 수출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온라인 유통 플랫폼 아마존에서는 한국 화장품들이 판매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미주 지역 매출에서 북미 1556억원, 중남미 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34%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지역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난 1월 미국 스타벅스와 아마존 출신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했다. 지난해 6월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크렘샵을 인수하는 등 북미 시장 현지화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한류 영향이 큰 지역 내 면세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고객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올해 2분기(4∼6월) 북미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5%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를 내세워 북미 지역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엔 현지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고 아마존에 자사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현지 시장 점유 확대에 힘쓰고 있다. 같은 달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는 멕시코에도 진출했다.
■ 쿠팡-올리브영 유통공룡 혈전..공정위 리스크 최소화한 올영, IPO 재개
쿠팡은 지난 7월 ‘납품업체 갑질’을 문제삼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 측은 “수많은 납품업체들이 CJ올리브영 압박에 못 이겨 쿠팡과 거래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CJ올리브영 측은 “쿠팡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당초 업계에선 공정위가 최대 6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올리브영 시장지배적 지위가 인정되지 않으면서 과징금 폭탄을 피했다. 올리브영은 이달 7일 공정위로부터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억9600만원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 행사 독점을 강요한 점 ▲정보처리비를 부당하게 수취한 점 ▲납품가 행사 후 정상 납품가로 환원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공정위 리스크를 해소하고 올해 첫 연 매출 3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올리브영이 1~2년 내 기업공개(IPO) 재개와 경영승계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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