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출신 에릭 오, 단편 애니메이션 ANIMA 영화제 경쟁부문진출

장원주 기자 승인 2019.02.27 10:32 의견 0
2019 ANIMA 영화제 공식 포스터 (자료=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ANIMA(아니마)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는 한국 애니 팬들에게는 낯선 영화제 일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제는 올해로 38회를 맞는 벨기에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자 서유럽 주요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꼽힌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10일까지 브뤼셀의 유명 공연장 '플라제'에서 장편, 단편, VR(가상현실), 세미나, 사인회 등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5만여명의 애니메이션 팬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총 100회가 넘는 상영회를 통해 375편의 장·단편 애니메이션이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유럽에서 가장 큰 애니메이션 시장이자 제작 환경을 가진 <프랑스 포커스>를 통해 ‘메이드 인 유럽’의 작가주의 애니메이션을 주력해 소개한다.

또한 국제 단편 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은 오스카 영화제 본선으로 직행하는 특혜를 누리게 되는데 이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아니마 영화제가 얼마만큼 그 권위를 높이 인정받는지를 가늠케 해준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폴란드, 스페인, 벨기에, 독일, 헝가리 등이 참여한 다국적 합작 애니메이션 <Another Day of Life(인생의 또 하루)>가 선정돼 애니메이션을 통한 사회문제 환기를 시도할 전망이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벨기에·프랑스 합작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La Foire Agricole(농산품 시장)>은 상영 시간이 단 26분에 지나지 않지만 제작에만 수년이 걸리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 관객들을 신선한 놀라움의 세계로 안내할 예정이다.

올해에는 특히 VR 애니메이션 부문이 경쟁부문으로 신설됐다. ‘Futurama(퓨처라마)’라는 이름 아래 디즈니의 <겨울 왕국>, <공주와 개구리> 등의 제작에 참여한 에릭 다니엘 감독, 프랑스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아 스테릭스> 시리즈의 루이 클리쉬 감독 등 세계적 거장들의 마스터 클래스 및 이들과 함께 하는 워크숍 등이 다양하게 개최돼 미래의 애니메이션 유망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아니마 영화제와 한국의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에도 한국 애니메이션들은 종종 소개되어왔지만 2015년 연상호 감독의 장편 <사이비>를 시작으로 2016년은 다시 한 번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 소개되었다. 또한 2017년에는 학생국제경쟁부문에서 장나리 감독의 <아버지의 방>이 한국 작품 최초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는 한국 작가주의 애니메이션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18년에는 황순원의 원작을 한국적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킨 안재훈 감독의 <소나기>가 공식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또한 아니마 영화제 위원장 도리스 클레븐은 BIAF(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초청으로 2017년 BIAF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하는 등 한국과의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픽사'(Pixar)에서 활동하던 한국계 미국인 애니메이션 감독 에릭 오(오수형)가 국제 단편부문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해 아니마 영화제를 방문할 예정이며 다양한 매체와의 언론 인터뷰 및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다. 에릭 오 감독은 픽사 재직 당시 <몬스터 유니버시티>,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등의 제작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독립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합류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본격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에릭 오 감독의 <How to paint your rainbow(어떻게 당신의 무지개를 색칠하나요?)>는 매우 단순한 그래픽 속에 메시지를 표현하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며 그 전에 픽사에서 보여주었던 귀엽고 유쾌한 동심의 세계와는 거리를 둔 예술적 작가주의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니마 영화제는 ‘장편 및 단편 벨기에 부분’과 ‘장편 및 단편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 특히 어린이 관객을 비롯해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하는 ’부문별 관객상‘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모두의 영화제로 더욱 유명하다.

또한 다른 모든 부문의 상들이 전체적 완성도로 작품의 우수성을 가늠하는 반면 2017년부터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이 지원하는 ‘창의적 발견’상은 이야기, 그림, 편집, 색깔 등 그 어느 한 부분에서라도 창의적 시도를 통한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펼쳐낸 작가의 작품을 선정해 수상한다.

2017년에는 캐나다 작가 테오도르 우쉐브의 <봉사 바이샤(Blind Vaysha)>가,  2018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오미 반 니에케르크가 <우리 엄마는 대장이에요>로 이 상을 거머쥔 바 있다.

올해부터 ‘창의적 발견’ 상은 가장 주요한 4개 부문 상으로 분류돼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들이 심사하여 수상자를 결정한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