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수혜 제외' 미국은 현대차 열풍..기 못 펴는 국내 전기차 시장 왜?

5월 미국 전기차 8105대 팔려..월간 기준 최다
"효과적인 IRA 대응·반도체 수급난 해소 영향"
국내 부진..아이오닉5 21.5%↓.."수요 분산 시기"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6.07 11:56 | 최종 수정 2023.06.07 15:26 의견 0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총 2만6187대의 친환경차를 팔아 69.0% 늘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여파에도 미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전기차 판매량을 자랑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모두 기를 못 펴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14만7103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0.8%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간 총 2만6187대의 친환경차를 팔아 69.0% 늘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17.8%)도 역대 최고를 찍었다.

이 중 전기차는 총 8105대가 팔려 월간 기준 사상 최다 기록을 썼다. 대표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각각 2446대, 2237대가 판매돼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달성했다. 아이오닉6도 971대로 지난 3월 미국 시장 진출 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로써 IRA 영향에 따른 보조금 축소로 전기차 판매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예상을 뒤엎었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를 한국에서 전량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갖춘 탓에 보조금 대상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미래차 시장 선점에 불리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대차그룹도 현지에서 리스 판매 비중을 30% 이상까지 끌어올리고 생산체계 구축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IRA에 아랑곳 않고 성과를 올린 점을 고려하면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 발휘는 걱정이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문제에 따른 판매물량 부족 현상도 해소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북미 시장에서 30만대가 넘는 전기차를 팔 것이란 추측까지 나온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북미 지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지만 효과적인 IRA 대응과 제품 믹스 전략으로 꾸준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둔화 국면 이후 신공장에서 연간 3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지위가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꽃 피는 미국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지난달 2396대를 팔아 전년 동월보다 21.5% 줄었다. 1~5월 누적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39.6% 급감한 8207대를 기록했다. 작년 8월 출시한 아이오닉6도 1117대를 파는 데 그쳤다. 전달과 비교해 15.1% 줄어든 수치다. 특히 G80 일렉트리파이드는 112대 판매해 32.5%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6.7% 급감했다.

기아도 상황이 비슷하다. 대표 전기차 모델 EV6는 1894대 팔려 지난해 동월 대비 33.9% 감소했다. 1~5월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7.7% 줄어든 9548대를 올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과 공급망 문제로 판매물량이 원체 적었다보니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출시된 차량들이 상품성을 인정받고 리스 판매를 확대한 점도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진에 대해서는 "작년과 비교해 신차들이 많이 공개되다보니 수요가 분산된 영향을 받았다"며 "월별로 판매량을 분석하기보단 연간 데이터를 보는 것이 추세 파악에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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