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망 불확실”..한국은행, 기준금리 두 번 연속 동결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4.11 11:53 의견 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1일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동결 배경에 대해 “물가 상승률의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 부문의 리스크(위험)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크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2월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1년 넘게 이어져 오던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멈췄다.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최근 다소 안정된 물가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110.56)는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상승률이 2월(4.8%)보다 0.6%p 떨어졌고, 작년 3월(4.1%)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금통위는 “앞으로 상승률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수요 압력 약화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이후 3%대로 낮아지는 등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5%)에 부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갈수록 나빠지는 경기 지표도 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통위는 국내 경기에 대해 “앞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상반기까지는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 이후 IT(정보기술) 경기 부진 완화와 중국 경제 회복 등에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날 금리 동결로 미국과의 기준금리(정책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추가 인상 여지를 남겨뒀다. 이날 미국과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한국 3.50%·미국 4.75∼5.00%)를 유지했다. 미국과 금리가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다.

금통위는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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