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품은 MS ‘빙’, 국내 사용자 급증..검색시장 판도 바꿀까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3.26 11:15 의견 0
미국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이 새로운 버전의 자사 검색엔진 빙을 소개하고 있다. [자료=마이크로소프트 뉴스센터]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기술이 적용된 마이크로소프트(MS) 검색엔진 ‘빙’의 국내 사용자가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빙이 국내 검색 시장의 ‘빅3’인 네이버·구글·다음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 이목이 쏠린다.

26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빙 모바일 앱 구글 플레이스토어 일간 활성 이용자는 집계가 시작된 지난 4일 749명에서 약 2주 뒤인 지난 22일 5274명으로 7배 넘게 증가했다.

NHN데이터의 데이터 아카이브 ‘다이티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검색엔진 유입률(검색 점유율)은 네이버 62.81%, 구글 31.41%, 다음 5.14%다. 빙은 야후, 바이두 등과 합한 기타(0.23%)에 속해 존재감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

빙의 사용자 수는 지난 14일까지 800명을 넘지 못하다가 정보기술(IT) 블로그와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15일 이용자가 1050명, 17일 1350명으로 올랐다. 20일부터는 3343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이용자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애플 앱스토어의 빙 앱 사용자수까지 포함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AI 챗봇 기술이 적용된 빙 앱은 지난달 말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미리보기 버전으로 출시된 뒤 점차 일반에 공개됐다. MS가 대화형 AI 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빙을 발표한 지 보름 만이다.

빙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둔 MS ‘에지’(Edge) 브라우저 앱의 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 합산 국내 이용자 수도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에지 앱 일간 활성 이용자는 집계를 시작한 2020년 5월 2일 1만360명에서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올해 1월 1일 3만4021명으로 2년 8개월에 걸쳐 약 2만4명이 불어났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부터 눈에 띄게 그래프 기울기가 가팔라지면서 지난 22일 이용자는 5만6770명이 됐다. 올해 석 달 만에 2만2000여명(약 67%)이 급증한 것이다.

생성형 AI를 장착하고 대화형으로 검색할 수 있는 새 버전의 빙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빙은 세계에서 오랫동안 검색의 절대강자였던 구글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정보분석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7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빙 방문자 수는 15.8% 증가했지만 구글 검색 방문자 수는 1% 가까이 줄어들었다. 또 앱 시장 분석 사이트 ‘데이터.에이아이’에 따르면 빙 신규 버전 출시 후 앱 다운로드 건수가 세계적으로 8배 늘어났지만 구글 검색 앱은 2% 줄었다.

AI 챗봇 기술을 업은 빙이 네이버와 구글, 다음의 점유율을 누르고 국내 검색의 떠오르는 샛별이 될 수 있을지는 결국 기존 포털들이 선보일 AI 검색 서비스에 달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네이버는 상반기 중 AI 챗봇을 탑재한 ‘서치GPT’를 출시할 계획이고 카카오도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챗GPT에 대응한 AI 챗봇 서비스 ‘코챗GPT’를 선보인다. 구글은 지난 21일 챗GPT의 경쟁 제품인 AI 챗봇 ‘바드’를 미국·유럽에서 제한적으로 출시했고 차츰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구글이 장기간 국내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제 활용도를 보유해 우위를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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