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의 와인 첫걸음] 오감으로 맛보는 와인의 매력..와인 테이스팅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1.04 10:30 의견 0
맛과 향을 음미하는 와인의 색다른 매력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원 샷!”을 외치는 소주·맥주와 달리 와인은 맛과 향을 음미하며 마시는 매력이 있습니다. 같은 품종의 와인도 태어난 지역과 자라난 환경, 그해의 작황 등 각종 요인에 따라 다른 풍미를 가지는데요. 내 입에 꼭 맞는 와인을 알아보려면 녀석의 진정한 매력을 낱낱이 파헤쳐봐야겠죠. 오늘은 와인을 눈·코·입으로 맛보는 테이스팅(Tasting) 방법을 소개합니다.

눈으로 읽는 와인 [자료=와인나라]

■ 시각, 색으로 읽는 와인

와인을 마시기 전, 우선 투명한 와인 잔에 와인을 약 1/3정도 따라냅니다. 잔의 다리를 잡고 30~45도를 기울인 후 하얀 배경 혹은 자연광을 이용해 정확한 색상을 봅니다. 이 과정에서 와인의 투명도와 색상, 점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와인의 상태나 품종, 농도 등을 파악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투명도’가 보일 겁니다. 투명도는 와인의 맑은 정도를 의미하며 와인의 건강 혹은 보관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와인은 맑은 빛을 띠는데요. 만약 탁하거나 불순물·이물질이 보인다면 오래된 와인이거나 보관 상태가 좋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농도’는 와인의 색상이 얼마나 진한지 연한지에 따라 나뉘는데요. 와인의 바디감과 타닌 등 맛을 유추하고 나아가 품종도 가늠해볼 수 있답니다. 카르베네 쇼비뇽처럼 짙고 어두운 와인은 포도 껍질이 많이 포함돼 짙은 만큼 탄닌이 비교적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죠. 또 피노누아 같이 가벼운 와인일수록 투명도가 높습니다.

‘색상’에 따라 와인의 나이도 알아챌 수 있는데요. 레드와인은 오래될수록 푸르스름한 자주색·루비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 황갈색으로 농익습니다. 화이트와인의 경우 옅은 볏짚색·레몬색에서 호박색으로 변합니다.

코로 느끼는 와인 [자료=와인나라]

■ 후각, 향으로 느끼는 와인

눈을 통해 와인을 유추한 다음은 코입니다. 와인의 향을 맡는 방법은 와인을 흔들어 피어오르는 향을 맡는 ‘아로마(Aroma)’와 따라둔 상태에서 향을 맡아보는 ‘정지향(Condition)’으로 나뉘는데요. 정지향은 와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식초 냄새나 아세톤, 곰팡이 냄새 등이 난다면 와인이 변질됐다고 볼 수 있죠.

아로마는 와인의 향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인데요. 우선 와인을 한 방향으로 작은 원을 그리듯 돌리는 ‘스월링(Swirling)을 한 후 향을 맡습니다. 스월링을 하기 전과 후 와인의 향은 변화하는데요. 아로마 과정에서 처음 맡았던 정지향보다 더 깊고 풍부한 향이 느껴집니다.

와인의 향은 크게 포도 자체에서 나는 향과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배어든 향, 병에 들어간 후 숙성되는 과정에서 얻는 향 등이 있습니다. 포도는 품종마다, 재배 기후 등 환경에 따라 다른 향을 가지는데요. 레드와인은 블랙베리와 같은 베리 향이나 건포도·쨈 같은 진한 과일 향, 화이트와인은 상큼한 레몬·라임향이나 열대과일인 파인애플·망고향이 나기도 합니다.

입으로 즐기는 와인 [자료=와인나라]

■ 미각, 맛으로 즐기는 와인

코로 향을 맡아봤다면 이제 마셔볼 차례네요. 먼저 와인 한 모금을 입 안에 머금은 채 휘파람 불 듯 입술을 오므리고 공기를 짧게 마십니다. 와인은 공기와 접촉하면 향이 더 풍부하고 맛이 부드러워집니다. 다음 코로 숨을 내쉬면서 입 안에서 느껴지는 향과 맛을 느낀 후 혀를 굴리며 맛을 음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와인의 깊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와인의 맛은 당도와 산도, 타닌, 바디, 알코올 등을 통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당도는 와인의 단 맛인 스위트(Sweet)의 정도를 의미하는데요. 반대로 달지 않고 깔끔한 맛은 드라이(Dry)라고 말합니다. 대부분의 와인은 당도에서 드라이한 편이죠. 산도는 말 그대로 신 맛의 정도를 뜻해요. 산도가 높으면 와인을 신선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산도 낮은 와인은 김빠진 콜라처럼 밋밋하고 심심하다고 표현하는데요. 그렇지만 뭐든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겠죠.

탄닌(Tannin)은 입 안을 마르게 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떫은맛의 정도를 의미합니다. 포도 껍질에서 나온 성분을 뜻하기도 하는데요. 레드와인 품종을 소개할 때 많이 사용된 용어였죠. 바디(Body)는 와인의 질감에 대한 표현으로 입 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을 의미해요. 바디감이 높으면 주로 묵직하다고 표현하는데요. 우유와 같이 입 안에 맛이 진하고 오래 머물러있는 경우 바디감이 높다고 합니다. 반면 오렌지 주스처럼 산뜻하다면 바디감이 낮다고 하겠죠.

와인 테이스팅 과정이 조금 복잡해 보이시나요? 그렇지만 이 과정을 거쳐 와인에 대한 취향과 스타일을 파악한다면 보다 즐겁게 와인을 마실 수 있답니다. 다음 편에서는 와인의 제조과정을 따라가 봅니다. 종류별로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하시다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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