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영의 와인 첫걸음] 품종마다 색다른 와인, 그 매력 속으로..레드와인②

김제영 기자 승인 2022.10.22 10:00 의견 0
알고 마시면 더욱 매력적인 와인, 함께 알아보실까요.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대중적인 레드와인 품종을 알아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레드와인의 대표주자 격인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를 알아봤는데요. 이번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피노누아’와 ‘시라’를 소개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대로 이 네 가지 품종만 알고 있으면 마트·편의점에서 레드와인을 고르는 어려움이 조금 덜어질 거라고 장담합니다.

피노누아 [자료=와인나라]

■ 우아하고 세련된 포도의 여왕, 피노누아(Pinot Noir)

피노누아는 까다롭고 예민합니다. 피노누아가 레드와인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유 역시 이러한 재배조건 때문이죠. 피노누아는 껍질이 얇으며 생장 시간이 짧아 쉽게 익는다고 하는데요. 날씨가 더우면 지나치게 익어버리기 때문에 습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은 선선한 지역에서 잘 자랍니다. 재배 환경에 민감해서 고급 품종이 자라는 지역은 상당히 제한적이랍니다.

피노누아는 우아하고 화사하다고 표현합니다. 껍질이 얇다는 특징에 따라 와인의 빛깔은 옅고 예쁜 루비 빛을 띱니다. 떫은 정도를 칭하는 탄닌은 부드럽고 산도는 높아 과일 향이 강하고요. 알코올 도수도 바디감도 낮은 편인데요. 독주를 선호한다면 다소 싱겁고 밋밋하다고 느낄 수 있죠. 그렇지만 이 은은하고 섬세한 매력에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답니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피노누아는 가벼운 음식과 궁합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돼지고기는 소고기·오리고기 등에 비해 가벼운 식재료라고 취급하죠. 독일이나 프랑스에서는 돼지고기에 화이트 와인을 주로 마신다고 하는데요. 피노누아 역시 잘 어울린답니다. 담백한 돼지고기 수육이나 보쌈에는 피노누아를 추천합니다. 간단한 치즈로는 풍미가 강하지 않은 치즈를 함께 하면 피노누아의 섬세한 맛을 더욱 잘 느낄 수 있고요.

시라/쉬라즈 [자료=와인나라]

■ 섹시하고 남성적인 묵직함, 시라/쉬라즈(Syrah/Shiraz)

프랑스에서는 시라, 호주에서는 쉬라즈라고 불립니다. 시라는 알맹이가 작고 껍질이 두꺼워 서리와 추위에 강합니다. 와인의 빛깔은 짙고 강렬한 보랏빛을 띱니다. 탄닌은 풍부하지만 부드럽고 바디감은 묵직한 편입니다. 시라의 고향은 프랑스 꼬뜨뒤론 지방이지만 호주에서 ‘쉬라즈’로 유명해져 같은 품종인데도 다른 품종으로 여겨질 만큼 맛과 향의 차이가 크답니다.

시라를 대표하는 맛 표현은 ‘스파이시(Spicy)’입니다. 스파이시라고 하면 보통 고추장 같이 맵다(Hot)는 말로 오해할 수 있지만 시라의 스파이시는 후추·허브처럼 향신료 특유의 자극적인 향을 말한답니다. 시라는 탄닌이 강해 숙성이 늦게 진행되지만 오래 숙성될수록 스파이시 향이 강해져 더욱 이국적이고 묵직한 맛을 낸다고 해요.

스파이시 향이 강한 시라는 자극적인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진한 양념 혹은 매콤한 육류 요리와 궁합이 좋고요. 기름기가 많은 요리에도 좋아요. 흔히 녹차를 마시면 입안이 개운해진다고 하는데 이는 탄닌 성분 때문이라고 하거든요. 시라 역시 탄닌이 풍부해 기름 가득한 육류 요리와 좋답니다. 한식으로는 곱창을 추천해요. 아무래도 스파이시한 시라가 특유의 냄새와 기름기를 잡는데 제격이겠죠? 치즈로는 풍미가 진한 까망베르를 추천합니다.

똑같은 붉은 빛인 줄로만 알았는데 품종마다 특유의 빛깔마저 제각각인 레드와인, 알고 보니 어떠신가요? 이번 편까지 대표적인 레드와인 품종 네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품종을 소개합니다. 화이트와인 역시 레드와인 못지 않게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기대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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