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여성은 '핸들' 못 쥐는 국내 타이어 3사..통계 봤더니 '女이사 2명'

"법도 세상도 바뀌는데"..'女 사내이사' 금호타이어 유일
'男대비 女임금' 넥센 50.0%, 한국 70.3%, 금호 84.9%
8월 자본시장법 시행 앞서 '여성 임원 모시기' 가열 예상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1.20 12:53 | 최종 수정 2022.01.21 08:37 의견 1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대기업 절반 가량이 여성 임원을 배척하는 가운데 타이어 업계도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 2조원이 넘는 상장사가 이사회를 한쪽 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올해 8월부터 시행된다. 이후 과연 몇 명의 여성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경영 핸들'을 쥐게 될까.

20일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텍스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 16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등기임원 중 여성이 없는 기업은 77곳이었다. 타이어 3사 중에는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가 여성 이사를 각각 1명씩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타이어사를 포함한 대상 기업들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이사를 모시는 데 눈에 불을 켤 전망이다. 올해 8월부터 적용되는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 채울 수 없도록 규정한다.

물론 이을 어기더라도 처벌조항이 없어 여성 이사를 두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지만 성평등 확대에 대한 여론이 높아진 만큼 타이어업계도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시점에서 현재 타이어3사의 직원 성비 및 임금 부문의 남녀 격차를 살펴봤다.

■ 女직원 비율 5%에도 못 미쳐..넥센타이어 임금 격차 가장 심해

타이어3사는 모두 자산 총액이 2조원을 넘는다. 여성 이사 숫자가 현저히 적은 만큼 향후 충원 행보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남녀직원 비율 차이는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 순으로 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한국타이어의 총 직원 수(6622명)에서 남녀 비율은 각각 96.3%, 4.7%로 집계됐다.

다음으로 금호타이어의 총 직원 수(4696명)에서 남녀 비율은 각각 95.5%, 4.5%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넥센타이어의 총 직원 수(4043명)에서 남녀 비율은 각각 97%, 3.6%로 조사됐다.

또한 타이어3사 모두 평균 급여에서도 남녀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졌지만 금호타이어가 그나마 여성 처우 개선 노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금 격차가 가장 압도적인 곳은 넥센타이어다.

여자직원 평균 임금의 경우 금호타이어는 84.9%, 한국타이어는 70.3%, 넥센타이어는 50.0% 순으로 남자직원 평균 임금에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남성의 경우 5300만원, 여성의 경우 4500만원으로 남자직원 평균 임금이 여자보다 800만원 높다.

넥센타이어의 1인당 평균 급여액(타이어 부문)은 남성의 경우 4800만원, 여성의 경우 2400만원으로 남자직원 평균 임금은 여자직원보다 1400만원 높다.

한국타이어의 1인당 평균 급여액은 남성의 경우 5400만원, 여성의 경우 3800만원으로 남자직원 평균 임금이 여자보다 1600만원 높다.

■ 금호 女사내이사 1명, 한국 女사외이사 1명..넥센 0명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8년부터 장진화 전 더블스타그룹 본부 최고경영자를 사내이사로 구성했다. 또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월 이미라 전 제네럴일렉트릭 한국 인사 총괄을 사외이사로 모셨다.

넥센타이어는 임원 42명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다.

일부에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생산직 비중이 큰 특성상 '유리천장'이 유독 두터울 수밖에 없다는 시각을 내놨지만 해가 바뀔수록 임금 차이가 커지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공존한다.

실제로 지난 2020년 3분기 기준 1인 평균 급여액에서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의 여성 임금은 각각 남성 임금의 78.4%, 85%, 71.7% 수준이었지만 이마저도 1년 새 70.3%, 84.9%, 50.0%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타이어뿐 아니라 금융과 산업계 전반적으로 여성 임원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타이어사는 업체 특성상 강도 높은 현장직 비율이 높다보니 남자직원이 더 많아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금 차이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격차가 다소 벌어져 있는 건 사실"이라며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성 임원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의 여성임원 비율 통계를 접한 소비자들은 "어떻게 (여성이)한 명도 없는 기업이 반이 넘나", "통계가 모든 걸 말해준다", "노력하는 척이라도 하지", "여성 이사가 별로 없다는 건 여성 팀장조차 별로 없다는 현실", "주니어들이 잘 버텨서 우리가 시니어 때는 이런 일 없게 하자"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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