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는 넷플릭스, 쫓아오는 티빙..'OTT 전쟁시대' 웨이브 생존전략은

송정은 기자 승인 2021.11.09 17:02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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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NBC유니버셜재팬 도야마 소지 최고경영책임자와 온라인 파트너십을 체결한 웨이브 이태현 대표의 모습 [자료=웨이브]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토종 OTT 서비스인 웨이브(wavve)가 과감한 콘텐츠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OTT 서비스 대격돌 시대 반전을 꾀하고 있다.

OTT업계에 따르면 웨이브는 지난 2019년 공식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매출규모와 MAU(월간활성이용자수) 부문에서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2019년 첫 출범 당시 973억원이었던 매출 규모는 지난 해 1802억원으로 두 배 가량 성장했다. 이는 웨이브 전신인 '푹(POOQ)' 서비스 당시 연간 매출규모가 171억원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MAU에서도 코리안클릭 집계 결과 지난 6월 390만명으로 토종 OTT 가운데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웨이브는 대주주인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합작해서 만든 OTT인만큼 초창기 OTT 경쟁시장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기 쉬웠다"며 "하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로 거대한 성공을 거두며 압도적인 질주를 하는 1위 사업자 넷플릭스와 뒤를 바짝 쫓는 티빙, 한국 진출을 코 앞에 둔 디즈니플러스의 등장 등으로 인해 향후 토종 OTT서비스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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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아이지에이웍스]

이는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데이터분석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가 주요 6개 OTT 서비스의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웨이브의 MAU 및 전체 점유율은 전체 OTT 서비스 가운데 19%로 작년 같은 달 21%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웨이브 관계자는 "OTT 분야에 새로운 경쟁 서비스가 계속 생겨나면서 앱 점유율은 갈수록 분산되는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OTT 시장의 크기는 성장하고 있다"며 "웨이브 유료이용자 수도 계속 증가 중이다. 무엇보다 웨이브는 국내 최고 수준의 앱 사용량(사용시간 기준)을 보이며 안정적 성장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사 합작 콘텐츠, 웨이브 오리지널, HBO 제휴 콘텐츠라는 3가지 큰 틀을 바탕으로 콘텐츠 수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웨이브 측에 따르면 지난 9월 선보인 '검은 태양(MBC 합작)', '원 더 우먼(SBS 합작)'등의 드라마가 올 추석기간 신규 유료 가입자 수를 설 연휴 대비 4배 정도 늘렸다. 평균 시청시간도 25%가량 증가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에서는 다루기 힘든 섹시 코미디 '유 레이즈 미 업'이 호응을 얻었고 오는 12일 전편 개봉하는 정치 블랙코미디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웨이브는 또 지난 7월 '왕좌의 게임' 등으로 유명한 HBO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경쟁 시대를 대비해왔다. 이후 HBO의 인기 시리즈인 '유포리아', '언두잉' 등을 연달아 공개하며 해외 드라마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물론 모든 HBO 콘텐츠를 웨이브에서 감상할 수 없는 부분에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웨이브 측은 오랜 기간 공들여서 성사시킨 제휴인 만큼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제휴 콘텐츠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특히 웨이브는 앱·웹 환경의 화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다.

웨이브를 1년 째 이용 중이라는 직장인 윤 모씨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해서 웨이브 베이직 요금제를 1년 째 이용 중이다"며 "넷플릭스 등 타 OTT서비스도 이용 중인데 웨이브가 저화질로 떨어뜨렸다가 다시 요금제 내 최고 화질로 복귀시키는 속도가 상당히 늦다. 그리고 저화질로 떨어지는 빈도 수도 많은 편이다. 차라리 같은 콘텐츠를 유튜브 무료 요금제로 보는게 화질이 훨씬 좋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웨이브는 "웨이브는 넷플릭스나 유튜브와 같은 어댑티브 스트리밍(네트워크 상황이 불안정한 경우 일시적으로 화질을 떨어뜨린 뒤 다시 올리는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며 "화질 이슈에 대해서는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관계부서와 협력해서 조속히 개선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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