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악밴드 이드' 리더 남기문 "전통과 대중성의 만남..새 장르를 꿈꾸다"

이슬기 기자 승인 2021.05.01 11:11 | 최종 수정 2021.05.01 11:29 의견 0
국악밴드 '이드' 리더 남기문. [사진=이슬기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제가 생각하는 목표는요.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는 거에요. 전통과 대중성의 만남. 저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온다면 언젠가 꿈은 현실이 되겠죠."

전통음악 국악에 대한 젊은 열정이 빛나고 있다. 원초적 음악집단이라 불리는 '이드'가 주인공. 그중에서도 피리 연주자 남기문은 '이드'를 이끄는 리더다. 남상일 악단에서 악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드'의 구성원들은 모두 학교 선후배 사이다. 어울리면서 놀고 또 음악을 같이 하던 친구들이 버스킹을 계기로 팀을 만들게 됐고 활동을 이어오다 보니 좋은 기회들을 여럿 만나게 됐다. 국악 경연대회에서 2등을 수상했고 매니지먼트도 계약도 이뤄졌다.

결정적으로 무대를 계속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현장서 실시간으로 전해져온 관객들의 열기였다. 쏟아지는 박수와 함성을 죽을 때까지 느끼고 싶다는 것. 해외 공연을 하면서는 국악의 세계화에 대한 꿈을 더 구체적으로 꾸게 됐다. 남기문은 "전통적인 국악의 기교나 어법들을 좀 더 듣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보고 싶다"며 웃었다.

그는 "서양 가요인 팝은 장르가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잖아요. 국악은 전통음악, 창작음악, 퓨전 국악 밖에 없어요. 국악도 디테일하게 쪼개지면서 또 진화해가길 바라요. 그 안에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라고 전했다.

국악밴드 '이드' 리더 남기문. [사진=이슬기 기자]

남기문과 국악의 만남을 아주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집안 대대로 음악을 해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판소리 등을 접하면서 성장했다는 것. 어머니의 권유에 따른 울며 겨자먹기로 피리를 시작했으나 예고에 입학한 후에는 좀 더 진지하게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고에 입학했을 때는 신세계였어요. 모두가 언제나 음악을 할 수 있고 즐기는게 신기했던 거죠. 그리고 나도 모르는 승부욕이 발동되더라구요. 조금만 더 잘해보자. 좀 더 해보자. 그런 생각으로 자신을 다독인게 여기까지 왔네요. 고등학생 때 5등으로 입학했는데 수석으로 졸업했어요.(웃음)"

이후 대학에서 '이드'를 만들었다. 리더인 남기문은 그룹의 장점으로 '시너지'를 꼽았다. 부지런하고 연습벌레인 친구가 있다면 베짱이 처럼 삶을 보내는 친구도 있다. 상반된 스타일은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는 바탕이 된다. 그는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게 좋다. 이견이 생긴다면 그 틈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뻔하지 않은 음악을 하게 되는 채찍질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드'가 도전하고 싶은 음악은 없을까. 그는 "집시 음악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자유분방함에 매력을 느꼈다. 집시 음악의 자유로움과 국악이 만난다면 또 어떤 색이 탄생할 수 있을지. 그런 작업들을 생각할 때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이드'는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 오후 2시, 5시 두차례에 걸쳐 남산국악당 크라운 해태홀에서 공연 ‘본 보야지!’(Bon Voyage!)를 연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줄어든 무대.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대중에게 '여행'을 선물하려 한다. ‘피리에 미친 남자들’이라는 별명이 있는 팀답게 피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국악의 매력을 알려주는 자리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타이틀이 '여행'이라는 것이다. 코로나로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여행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것. 실제로 '이드' 멤버들이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분위기. 풍경들. 기억들을 국악에 녹여냈다.

남기문은 "음악을 듣고 그 풍경을 떠올릴 수 있게 곡을 만들고자 했다. 그 지역을 찾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는 과거의 감정들을 다시 보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위로가 되는 공연이길 바라요"라며 웃었다.

끝으로 남기문에게 '국악'과 함께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다시 물었다. 그는 전통과 대중성 모두를 잡는 과정이 될 수도 있고 결과가 될 수도 있는 하나의 목표를 이야기했다. 바로 유명해지는 것.

남기문은 "유명해지고 싶다는 것은 인기를 얻어서 승승장구 하고 싶다는 단순한 뜻만 말하는 게 아니에요. 유명하다 라는 건 저희 음악이 대중들에게 전달이 됐다는 뜻이거든요. 국악기와 전통적인 음악들이 더 많은 대중들을 만나길. 국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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