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과자’로 외화벌이..오리온, 글로벌·신사업 딛고 ‘매출 3조’ 클럽 눈앞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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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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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매출 3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는 오리온이 해외에서도 잘 나간다. 해외 수익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실현하면서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리온은 기존의 사업을 토대로 성장하는 한편 간편식·음료·바이오 3대 신사업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베트남 법인에서 배당금 총 1100억원을 수령한다. 지난달 500억원을 받았고, 다음달 추가로 600억원을 들여올 예정이다. 오리온은 그동안 베트남 법인의 자본을 현지 재투자 등으로 활용하다 처음으로 국내로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오리온은 해당 배당금을 부지 매입 및 공장 증설, 물류센터 건설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차별화된 연구 개발역량을 기반으로 현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을 지속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며 “기존 제품의 판매 확대와 신제품의 시장 안착을 통해 매출 및 이익 성장에 주력하는 한편 호치민과 하노이 공장의 증축·증설을 추진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의 성장 배경에는 해외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오리온은 1995년 중국법인을 세운 이후로 러시아(2003년), 베트남(2005년) 등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사업을 본격화했다. 오리온은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제품력을 강화한 결과, 현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3777억원으로, 이 중에서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주요 해외법인 비중은 약 62.5%다. 오리온이 글로벌 사업에 공들이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연간 68%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지난달 태국 유음료 전문기업 더치밀과 제휴해 베트남 유음료 시장도 진출한 바 있다.
오리온은 글로벌 성장 동력을 토대로 연매출 3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2024년 중국·베트남의 내수 소비 회복과 러시아의 생산능력 증설, 원가 부담 완화 등에 따라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오리온은 지난해 러시아의 세 번째 공장인 트베리 신공장을 가동했고, 베트남 호치민에 제3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은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8년부터 글로벌 종합·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간편식사대용식 ▲음료 ▲바이오 등 3대 신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바이오 부문의 경우 내부적으로 시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활발히 투자하는 사업으로 꼽힌다.
오리온은 국내 유망 바이오 기술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 제약기업과 합자법인을 설립해 진단키트·백신 등을 개발하고, 지난해 12월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사업 영역을 중국에 그치지 않고 세계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이 중국에서 바이오 사업을 전개할 수 있던 배경은 일찍이 현지에 진출해 영업망을 구축하고, 시장에서의 신뢰를 쌓아온 덕분이다. 중국은 초기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은데, 오리온의 경우 이미 구축된 영업망과 노하우, 우호적인 기업 이미지 등으로 중국 진출이 보다 수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3대 신사업 모두 향후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다. 현재의 성과보다는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사업”이라며 “바이오 사업의 경우 중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플랫폼 역할로, 기존에 없던 사업 모델인 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이 보고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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