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유통업계의 양대산맥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쇼핑은 주요 사업의 실적이 개선된 반면 이마트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다만 유통업계 실적 1위는 쿠팡이 가로챘다. 유통 시장의 구도가 3강으로 개편되면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6일 공시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쿠팡·이마트·롯데쇼핑 유통 3강중에서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쿠팡이다. 쿠팡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오른 7조3990억원(1분기 평균 환율 1275.58원 적용), 영업이익은 1362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조1354억원, 영업이익은 60.2% 감소한 137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은 5.5% 감소한 매출 3조5615억원, 63.7% 증가한 영업이익 1125억원을 거뒀다. 이마트가 쿠팡에게 분기 실적이 뒤쳐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의 주된 요인은 코로나 시기 성장에 대한 역기저 효과와 불황으로 인한 장바구니 부담 상승으로 분석된다. 공휴일 수가 전년비 3일 감소했고, 연수점·킨텍스점의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며 “소비 침체와 장바구니 물가 부담에 불구하고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특히 롯데와 비교해 마트 사업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는 별도 기준(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 매출은 4조1099억원, 영업이익은 643억원으로 각각 2.6%, 29.8% 감소했다. 반면 롯데쇼핑 할인점 사업부는 매출 1조447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4%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91.8% 대폭 개선되면서 수익성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본격적으로 마트와 슈퍼 사업 간의 시너지를 위한 통합 소싱에 주력했다. 마트와 슈퍼를 통합·관리하면서 점포 및 인력을 효율화하고 판관비 등이 개선돼 내실을 챙긴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슈퍼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234.8% 증가한 80억원을 거뒀다.
다만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은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이마트 온라인 자회사 SSG닷컴·G마켓은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각각 101억원, 85억원 축소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는 영업적자 250억원을 줄였다. 그럼에도 SSG닷컴(-156억원)·G마켓(-109억원)·롯데온(-200억원) 모두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의 전통 강자인 이마트와 롯데가 소비 둔화의 여파를 피하지 못 하는 가운데 쿠팡의 성장세가 주목 받고 있다. 쿠팡은 특히 유통 시장의 주도권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시킨 ‘게임 체인저’이자 유통 강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 시장은 신세계(5.1%), 쿠팡(4.4%), 롯데(2.5%) 순이다.
장보기 수요를 놓고 이커머스 업계와 경쟁하는 마트업계의 생존 전략은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쟁력이다. 마트업계는 오프라인 사업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차별화 상품 및 점포 리뉴얼 등으로 경험·체험 요소를 강화해 체류 시간 확장 및 모객 효과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내달 온·오프라인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롯데의 경우 계열사 통합 멤버십 서비스 ‘엘포인트’의 혜택을 강화하고 편의성을 개선하는 등 재정비를 진행한다. 향후 유통업계의 멤버십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마트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로 인해 향후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매출과 방문객 수 모두 증가했다”며 “수익성 중심의 상품 강화, 오프라인 리뉴얼 등 미래를 위한 체질 개선을 이어나가고 있다. 향후 수익을 담보한 지속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