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 부품 독점 지위"..한화·대우조선 인수 '암초'

"HD현대·한진중공업에 위협.."경쟁 군함 제조사 차별 가능성"
공정위 "한화와 시정방안 협의 중" vs 한화 "의견 요청·협의 없었다"

최경환 기자 승인 2023.04.03 17:41 | 최종 수정 2023.04.03 17:53 의견 0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이 방위산업 분야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방위산업분야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화는 방위산업분야 중 함정 부품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함정을 건조하는 경쟁사에 위협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는 이례적으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3일 기자들에게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현재 당사 회사와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방안 등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지난달 말 한화 측에 자체적으로 시정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함정 부품 시장(상방)에서 한화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함정 시장(하방)에서의 경쟁사를 봉쇄할 가능성에 대한 집중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이해관계자 의견 조회 결과에서도 복수의 사업자들이 정보 접근 차별 등 함정 부문 경쟁사 봉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현재까지 공정위로부터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받은 바 없으며, 이에 대해 협의 중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한화 측은 "특히 시정 조치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회사 입장을 묻거나 관련 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정위의 자료 요구와 관련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적극적으로 소명해 왔으며, 앞으로도 어떤 요구나 대화 요청이 있으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레이더·통신장비, 항법장치, 발사대 등 10여종의 군함 필수 부품을 생산한다. 이중 다수가 한화의 시장 점유율이 높거나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한화가 HD현대중공업, HJ(한진)중공업 등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우조선에 부품을 팔거나 부품 관련 정보를 경쟁사보다 더 많이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정방안 이행을 전제로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를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가 시정방안 마련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심사 기간이 다소 더 길어질 수 있다.

한화 측은 "국제사회에서 승인한 기업 결합 심사의 국내 심사 지연으로 인해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현실에 상황의 위중성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조선산업의 세계 시장 수주 불이익과 경쟁력 약화에 따른 국가적 경제 상황 악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방위산업과 관련한 대우조선의 사업적 특수성상 국가 방위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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