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병욱 기자]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26·뉴질랜드)가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공식 대회인 레이디스유러피언 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19일 사우디아라비아 킹압둘라 경제도시의 로열 그린스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62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써낸 리디아 고는 2위 아디티 아쇼크(인도)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75만 달러(약 9억7500만원)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하고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리디아 고는 LET에서는 2021년 11월 열린 이 대회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 통산 7승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11월 LPGA 투어 2022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이어 최근 출전한 두 차례 공식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2시즌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30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인 정준 씨와 결혼한 리디아 고는 한 달여 동안 신혼여행과 겨울 훈련을 겸해 뉴질랜드에서 시간을 보낸 뒤 올해 처음으로 나선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다음 주 초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도 1위를 고수하게 됐다.
3라운드 선두였던 릴리아 부(미국)에게 한 타 뒤진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전반에 한 타를 줄여 선두권 경쟁을 이어갔다.
후반 들어 부가 타수 줄이지 못하는 사이 10번 홀(파4)과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여기에 앞 조에서 경기한 아쇼크가 15∼16번 홀 연속 버디에 힘입어 공동 선두로 합류해 막판 3파전이 펼쳐졌다.
세계 1위의 저력은 승부처에서 발휘됐다.
3명의 공동 선두가 이어지던 17번 홀(파4)에서 리디아 고는 까다로운 중거리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아쇼크가 한 타 뒤진 2위로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 홀(파5) 티샷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침착하게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세 번째 샷을 그린으로 보내 파를 지켜냈다.
반면 부는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린 뒤 보기에 그치며 승부가 갈렸다.
부는 렉시 톰프슨(미국), 마농 드 루이(벨기에)와 공동 3위(19언더파 269타)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유해란(22)이 이날 5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9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임희정(23)이 공동 14위(11언더파 277타), 김효주(28)는 공동 18위(10언더파 278타)에 올랐다.
홍정민(21)과 이소미(24), 대니엘 강(미국) 등은 공동 24위(8언더파 280타), 전인지(29)는 공동 32위(7언더파 281타)로 마쳤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가 후원하는 이 대회는 지난해 총상금 규모가 100만 달러였으나 올해는 500만 달러로 크게 늘어 리디아 고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2020년 창설된 이 대회는 2020년과 2021년에는 11월에 대회가 열렸고, 지난해 3월에 이어 이번 대회가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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