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심의하는 윤리위원회가 7일 오후 7시에 시작돼 자정을 넘겨 오전 2시 45분까지 총 7시간 45분 동안 마라톤회의로 진행됐다.
윤리위는 이준석 대표와 김철근 정무실장의 소명을 각각 들은 뒤 회의를 통해 이 대표와 김 실장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6개월과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양희 위원장은 "이준석 당원은 자신의 형사 사건과 관련, 김 실장에게 사실확인서 등 증거인멸과 위조를 교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 당원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이 당원은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이 이 대표 개인의 거취는 물론 당의 미래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회의장 안팎에서는 내내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가 시작한 지 2시간 19분이 지난 오후 9시 19분께 회의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남색 정장에 흰색 셔츠, 노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마스크를 벗고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서 약 4분간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평소 빠른 화법을 구사해온 것과 달리, 이날은 단어를 고심하는 듯 느린 말투였다. 중간중간 감정에 북받친 듯 목이 멘 목소리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늘 드디어 세 달여 만에 이렇게 윤리위에서 소명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윤리위 출석을 기다리는 사이,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어렵겠지만"이라며 "한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고 정말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뭘 해온 건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성접대 의혹 폭로 배경에 정치인이 있다고 주장하는 음성 파일이 나왔다는 jtbc 보도를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선거 기간 목이 상해서 스테로이드 먹어가면서 몸이 부었다. 여기저기서 살이 쪘냐고 놀림까지 받아가면서 선거를 뛰었던 그 시기에도 누군가는 선거에 이기는 것 외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라며 "왜 3월 9일날 대선 승리하고도 저는 어느 누구에게도 축하를 받지 못했으며, 어느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으며…"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을 하는 동안 눈물을 참지 못하는 듯 눈가가 촉촉해졌고 목소리는 떨렸다.
그는 입술을 꾹 다물며 "면전에서 무시당하고 뒤에서는 한없이 깎아내리며 그 다음 날엔 웃으면서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사람하고 마주치면서 '오늘 아침은 어떻게 대응할까' 고민하면서 아침에 일어났는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최고위 회의에서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공개 갈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회의실 입장 후 약 2시간 50분 만에 소명을 마치고 나왔다.
이 대표는 '성 접대에 대해 해명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한 채 곧바로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해 국회를 떠났다. 이 대표는 이날 참모진들과 향후 대응 계획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징계 결정 후 즉각적인 입장을 내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