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모두 북미에 공장을 짓고 중국 추격에 나섰다. 중국 CATL은 자국 시장을 무기로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30일 자동차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세계 4위 자동차그룹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합작 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연간 전기차 30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23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2025년 1분기에 가동을 시작해 수 년 내 33GWh 규모로 생산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가 첫 미국 생산 거점을 확정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북미 공장은 총 10곳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미 생산 중인 곳과 건설이 확정된 곳을 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6곳, SK온이 3곳, 삼성 SDI가 1곳이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로오벌SK를 통해 미국 테네시 조지아주 1공장(연 9.8GWh)을 올해 1분기부터 가동 중이이다. 2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가동돼 연 11.7GWh 용량을 생산할 전망이다.
조지아주 3공장은 2025년부터 가동될 예정으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7, EV9 등에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생산 규모는 연 40GWh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캐나다 온타리오 윈저((Windsor)시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총 투자 금액은 약 4조8000억원, 올해 하반기 착공을 시작한 뒤 2024년 상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생산 물량은 크라이슬러, 지프 등 스텔란티스의 주요 전기차에 탑재된다. 윈저시의 합작공장은 2026년까지 45GWh 용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에 각각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 3곳의 공장을 통해 연 12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전망이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에 이어 애리조나에도 단독공장을 설립하고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이들 3사의 북미 지역 공장은 총 10곳으로 수년 내 이들 공장에서만 300GWh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이는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약 4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이른바 K-배터리는 북미 공장 10곳을 앞세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인 중국을 바싹 쫓을 계획이다.
올 1분기 배터리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의 CATL이 35.0%를 기록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합산한 것보다 높다. 하지만 독무대인 중국 시장을 빼면 LG에너지솔루션이 1위이고 CATL은 3위다. 현재 CATL의 해외 생산 거점은 독일 공장이 유일하다.
앞으로 북미에서 고성능 전기차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중국 배터리보다 K-배터리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K-배터리는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비싸지만 훨씬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고성능 전기차를 선보이는 기업들이 국산 배터리 기업과 속속 손을 잡고 현지에 합작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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