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국내 타이어 3사, '비상구' 없나..한국·금호·넥센 "일단 전기차로 간다"
원자잿값 상승·물류비 폭등·반도체난에 시름 깊어
가격 인상, 매출 방어 급급..2분기도 수익성 장담 못 해
"국제 정세 등 국내외 불안정 요인 완화 시기에 좌우"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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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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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원자잿값 상승·물류비 폭등·반도체난 '삼중고'에 빠진 타이어 삼형제(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전기차' 시장 공략으로 실적을 구원받을 수 있을까. 온갖 악재를 피하기 위해 수 차례 타이어 값을 올렸지만 이마저도 궁여지책이 된 통에 차세대 트렌드로 주목받는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삼중고' 지속이 예견된 상황에서 '전기차 질주'가 해답이 될 지는 미지수란 평도 공존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3사는 이달 24~26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국제 타이어 전시회 '더 타이어 쾰른 2022'에 참가한다. 이 행사에서 각 타이어사는 전기차 경쟁력을 특히 과시할 전망이다. 우선 한국타이어는 현장에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선보인다.
아이온은 하이 퍼포먼스 프리미엄 전기차를 타깃으로 개발됐다. 순수 전기 스포츠카 등 고출력 전기차의 성능을 온전히 이끌어낼 수 있다는 특징이다. 향후 아이온을 유럽에 우선 출시한 뒤 8월부터 한국과 기타 해외 시장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이번 행사에서 전기차용을 포함해 썸머, 윈터, 올시즌, 레이싱용 등 5종의 17개 주력 제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 구역을 조성해 기아 전기차 EV6에 공급하고 있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엔페라 스포츠 EV'를 소개한다.
금호타이어는 이달 25일부터 28일 기간 동안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오토프로모텍 2022'에 참가해 전기차 전용을 포함한 고성능, 여름용, 겨울용, 올시즌, 트럭버스용 등 타이어들의 성능을 집중적으로 알린다.
시장에서는 타이어사들의 이 같은 전기차 행보가 최근 악화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대책으로 부상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앞서 타이어3사는 물류비와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올 1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익은 32.2% 줄었고 넥센타이어는 영업손실이 429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금호타이어는 영업익 5억원을 거둬 흑자전환 했지만 영업익 규모가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이다.
이런 상황에 타이어업계 역시 타이어 가격을 올 들어 줄줄이 올리며 매출 방어에 힘 써왔다. 타이어 3사는 이달부터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타이어 가격을 10% 가량 올리기도 했다. 다만 물류·원자재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 영업익과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풀기 힘든 과제로 남은 모양새다.
신성장동력이 절실한 시점에서 '전기차' 영역이 우선 순위로 지목된 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전기차 중심 트렌드와 궤를 같이 한다.
전기차 조사업체 EV볼륨스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억3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30% 가량 비싼 만큼 제조업체인 타이어사의 수익성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타이어사들도 발빠르게 전기차 시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이번에 선보일 '아이온' 브랜드를 윤활류 삼아 업계 최초로 전기차 타이어 풀라인업을 갖출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도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전기차 타이어 생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전기차 타이어 라인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공급 비중을 늘릴 방침이다.
일부에선 타이어사들의 이 같은 '전기차 질주'가 불안정한 대내외적 환경을 극복할 만한 대응책 역할을 할 지는 미지수란 평을 내놓는다. 이미 타이어업계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원자잿값 급등과 물류비 상승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트렌드가 전기차로 흘러가는 만큼 타이어사도 이에 맞춰서 투자를 시도 하고 제품을 내놓는 상황"이라며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높은 만큼 수익성에 어느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전기차 시장이 눈에 띄게 활발하지는 않은 상황이라 당장 전망이 좋다고는 확신할 수 없다"고 회의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국제 정세 등 외부적으로 불안정한 요인이 완화돼야 수익성이 눈에 띄게 회복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고인치타이어와 전기차 등 사업군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펼치고 있고 물류비 역시 앞서 정점을 찍고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기대감을 가지고 계속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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