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시위 9일째..유럽의 마지막 독재자 대선 재실시? 물러날 의사는 없다

김지연 기자 승인 2020.08.18 07:04 의견 0
노동자들 앞에서 연설하는 루카셴코 대통령 (자료=리아노보스티/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부정선거 의혹에 따른 전국적인 대선 불복 시위로 궁지에 몰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선거 재실시 가능성을 밝혔다.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수도 민스크의 민스크바퀴견인차량(MZKT) 공장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입장을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권력을 공유할 용의가 있고, 이를 위해 헌법을 개정할 수 있다"면서도 "시위대의 압력에 밀려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권력 재분배를 위한 헌법 개정 가능성을 검토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미 선거를 치렀다"며 "내가 죽기 전까지는 야당이 원하는 새 대통령 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민투표를 통한 개헌 후 새로운 헌법에 따른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고 헌법적 권한을 넘겨주겠다"며 "국민투표 후 새 헌법에 따라 국민이 원한다면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여러분은 불공정한 선거를 얘기하면서 공정한 선거를 원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답하겠다"면서 "우리는 선거를 치렀다. 여러분이 나를 죽이기 전에는 재선거는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권한을 의회에 나눠주는 개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이 같은 개헌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대통령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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