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지속되는 불황에 유통업계가 비용효율화에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휴 자산을 매각해 실탄을 확보하고 미래성장 동력에 적극 투자한다는 복안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올해 부동산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낸다.(자료=각 사)
29일 이마트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는 종속기업인 SSG닷컴의 김포 소재 물류센터 매각에 나선다. 매각 금액은 1892억원으로 재무제표 상에도 매각예정비유동자산으로 분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SSG닷컴 김포물류센터 매각을 위해 CJ대한통운과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최근 신세계그룹과 CJ간 전략적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의 물류센터 확장으로 SSG닷컴과 이마트의 배송경쟁력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마트는 1분기 매각예정비유동자산 규모만 4조2956억원에 달한다. 이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와 합작법인 설립에 따라 G마켓 지분이 포함된 금액이다.
실질적인 매각 대상은 지난 2019년 폐점한 이마트 부산점을 비롯해 지난해 매각을 철회했지만 최근 이마트 고덕점을 오픈하면서 유휴 자산이 된 서울 명일점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카카오페이와는 간편결제 사업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출점을 통한 외형 확장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비효율자산을 정리해 현금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주요 관계사인 신세계건설과 SSG닷컴의 재무개선도 시급하다.
롯데쇼핑은 1분기 1940억원 규모를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했다. 매각예정자산은 매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구체적인 매각계획이 확정된 자산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의 롯데백화점 부산점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매입했던 사택 두 곳을 총 8억5000만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해당 사택은 장기간 공실이 많아 비효율 자산으로 분류했다.
1분기 롯데쇼핑 매각 대상으로는 지난해 폐점한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거론된다. 센텀시티점의 경우 매각 이야기가 나올 당시 2000~3000억원 매각가를 희망했지만 난항을 겪으며 가격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미아점, 건대스타시티점, 상인점, 포항점, 관악점 등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쇼핑은 최근 오카도와 협업을 통한 롯데마트 경쟁력 강화, 롯데온 적자 해소 등을 숙제가 산적한 가운데 신사업 투자 및 재무개선을 위한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부동산 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190%에서 128%로 낮췄지만 여전히 재무 건전성 관리에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는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어려운 유통 환경 속에서 생존과 미래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불가피하게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사의 높은 수준의 차입금 규모도 자산 매각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기준 롯데쇼핑 총 차입금은 15조원, 이마트는 10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국내 유통업계의 오랜 강자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의 확산, 소비경기 둔화 등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며 “양 사 모두 올해 수익성 개선과 경영 효율성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비용 효율화에 대해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