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8K 전쟁' 벌인다지만..콘텐츠 부족으로 점유율 0.1% 불과

장원주 기자 승인 2019.10.23 08:09 의견 0
전세계 TV시장 해상도별 판매점유율 추이. (자료=IHS마킷, 2019년부터는 전망치)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8K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4K TV 시장이 급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반해 8K 시장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8K 시장이 걸음마 단계라는 감안하더라도 앞서 비교적 빨리 대중화의 정착 단계에 접어든 4K TV에 비해서는 성장이 더딘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콘텐츠 부족과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TV시장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4K TV 판매 대수가 1억1477만5000대로 지난해(9906만6000대)보다 15.9% 증가하며 처음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4K TV 비중은 작년보다 7.3%포인트 상승한 52.1%로 처음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4K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지면서 내년 점유율 56.7%에 이어 2021년(60.1%)에는 60%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8K TV는 올해 판매 대수가 16만7000대로 점유율이 0.1%에 그칠 것으로 IHS마킷은 내다봤다.

사실상의 출시 첫해였던 2017년(2400대)와 지난해(1만8600대)보다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셈이다. 또 내년과 내후년에도 점유율이 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IHS 마킷이 내년 전세계 8K 패널 판매량 전망치를 95만7000대까지 축소했다. 지난 7월(129만5000대)과 비교해서는 26%, 처음 전망치를 내놨던 올 5월(232만7000대)보다는 59% 줄어들었다.

4K TV가 지난 2011년 첫 등장 이후 2년 만인 2013년(160만6000대)에 판매 대수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14년 1168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1000만대를 넘어선 것과는 대비된다. 이후에도 4K TV는 2015년 3000만대, 2016년에 5000만대의 벽을 차례로 넘은 데 이어 올해 1억대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8K TV 시장이 '거북이걸음'을 하는 것은 아직 8K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가격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또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4K TV와의 화질 격차가 뚜렷하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올 초 삼성전자가 주도해 설립한 ‘8K 협회’ 회원사(16곳) 가운데 콘텐츠 업체는 국내 영화제작사 한 곳(루이스픽처스)만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15곳은 삼성과 TCL, 하이센스 같은 TV 생산 업체, AUO·이노룩스 같은 패널 업체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4K TV 시장의 경우 평균판매단가가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졌다"며 "8K TV도 1000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3~4년 뒤까지는 성장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8K TV의 평균판매단가는 지난 2017년 8182달러(약 958만원)에 달하던 것이 올해 5563.6달러(약 651만원)까지 떨어졌으며 오는 2022년에 1909.1달러(약 223만원)로 처음 2000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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