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뼈 깎는 혁신 통했나..상반기 ‘깜짝 실적’ 순이익 흑자전환·체질 개선 가시화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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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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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강남점 [자료=롯데쇼핑]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롯데쇼핑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외부 및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백화점과 영화관에 활기가 돌았던 영향이다. 지난해부터 조직을 개편하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체질 개선 효과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공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매출은 7조6727억원, 영업이익은 14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4%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106.3% 증가했다. 2분기 역시 매출(3조9019억원)은 작년과 유사하지만 영업이익은 882.2% 급증한 74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상반기 1146억원, 2분기 455억원으로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롯데쇼핑의 상반기 순이익 흑자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롯데쇼핑의 깜짝 실적은 롯데쇼핑의 금줄인 백화점 사업부와 리오프닝 탄력을 받은 영화관 사업 컬처웍스의 회복이 주효했다. 백화점의 경우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른 매출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외부 활동 증가로 패션 부문 매출이 늘어 2분기 영업이익이 68.5% 증가한 104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컬처웍스의 회복세도 가팔랐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80.6% 증가한 1214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영화관 내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리오프닝 탄력을 고스란히 흡수한 영향이다. 또 2분기 대작 영화의 흥행이 영화관 실적 회복세를 부추겼다.
부진의 고리에 묶여있는 롯데마트는 적자 폭을 줄인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영업적자는 71억원으로 작년 동기(264억원) 대비 폭을 크게 줄이면서 선방했다. 롯데마트는 기존 점포를 폐점 및 리뉴얼을 통해 제타플렉스·보틀벙커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체험 공간으로 전환하면서 식품·주류 위주로 경쟁력을 높인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슈퍼·이커머스·하이마트는 적자에 빠져있다. 상반기 기준 슈퍼의 경우 점포 효율화에도 매출이 부진해 적자 전환했다. 이커머스는 적자 폭을 확대했다. 지난해 거버넌스 통합 후 온라인 사업부의 적자를 모두 떠안은 데다 엔데믹 이후 온라인 시장이 다소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하이마트 역시 외부활동이 늘면서 대형가전 수요가 감소해 적자 전환했다.
유통 공룡이자 오프라인 강자로 대면 쇼핑에 강한 롯데쇼핑의 반등은 엔데믹 전환의 영향이 주효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백화점 사업의 경우 명품·패션 위주로 최대 호황을 지내온 만큼 엔데믹 전환에도 업황이 좋은 상황이다. 또 지난해 외부 인재를 수장으로 영입하고 조직 체제를 개편하는 등의 ‘혁신’이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헤드쿼터(HQ) 체제로 개편했다. 그룹사 사업군을 식품·쇼핑·호텔·화학 4개로 구분해 산업군을 총괄하는 1인 대표를 앉혔다. 계열사를 묶는 통합 시너지와 함께 HQ 수장의 권한을 키워 책임 경영과 빠른 의사결정, 높은 실행력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또 창사 이래 처음 순혈주의를 타파한 외부 인재 수장에 대한 성과도 재조명 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유통 부문 총괄 부회장과 핵심 계열사인 백화점 부문 대표를 외부 출신 인사로 교체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 부회장은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DFI 리테일그룹 출신, 정준호 롯데백화점 사장은 신세계백화점 출신이다.
김 부회장은 조직문화를 소통하는 분위기로 유연하게 이끄는 등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며 롯데쇼핑을 ‘유통 1번지’로 만든다는 포부를 선언한 바 있다. 정 대표는 ‘강남 1등 백화점’을 목표로 상품기획 본부의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채우는 등 추진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가 완화되거나 폐지될 경우 롯데쇼핑의 마트와 슈퍼 사업부 역시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구조조정 이후 시작된 변화에 주목해 이번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주요 사업부문들의 성과 개선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추세대로라면 6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마트 의무휴업입 폐지 시의 경우 “롯데마트의 경우 매출 증가 효과가 하루 160억원, 연간 매출액 증가는 384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기업형 슈퍼마켓(SSM) 또한 긍정적 효과가 예상돼 롯데슈퍼도 영업이익 기준 100~200억원 수준의 증가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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