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공개한다고 가격 내려갈까..배달비 공시제 ‘실효성’ 도마 위

김제영 기자 승인 2022.02.22 17:19 의견 0
배달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코로나 이후 배달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배달 수요가 늘어 외식업 매출에서 배달 비중이 코로나 이전 보다 크게 늘었다. 연초부터 배달비가 인상되자 정부가 배달비 공시제 도입을 발표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빅데이터 활용 외식업 경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 매출 중 배달 매출은 15조6000억원으로 전체 101조5000억원에서 15.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9년 배달 매출 비중인 3.7%에서 2년 동안 약 4배 불어난 셈이다. 배달 수요 증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비대면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배달 매출이 오르고 있지만 외식업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배달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판매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등 부담도 함께 따라오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달앱 이용 사업자 중 69.3%가 ‘배달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당시 외식업주가 부담하는 주문 1건당 배달비는 평균 3394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배달비는 더욱 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배달비는 중개수수료(1000원)와 배달비(최대 5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정비로 운영됐으나 해당 프로모션은 올해 중단된다. 쿠팡이츠는 이달 초 서울 지역 프로모션을 중단했고 배민은 내달 22일 종료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수수료율과 배달비 지불기준이 다른 요금제 선택사항 중에서 자영업자가 고르는 식으로 변경된다. 업계에서는 요금제 모델 대부분에서 기존 프로모션 비용보다 오를 것이라고 분석한다.

배달비 인상이 외식 물가 인상 요인 중 하나로 판단한 정부는 배달비 공시제를 꺼내들었다. 플랫폼별 배달비를 공개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매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앱별 배달비를 비교해 공개될 예정이다. 우선 공개 품목은 치킨과 떡볶이, 지역은 서울로 한정된다. 향후 품목 및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는 배달비 공시제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비는 이미 공개된 정보다. 소비자가 직접 비교해 구매를 결정할 수 있어 배달비 공개가 의미가 있냐는 지적이다. 또 배달비는 자영업자가 배달 요금제 모델 중 일정 금액 안에서 소비자와 분담하는 금액을 선택하는 식이다. 업체마다 지역마다 거리마다 상황이 달라 각각 배달비가 상이하다. 플랫폼 간의 가격 경쟁과는 연관이 없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달비 인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배달 물량을 소화하는 배달 라이더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 대행업체들이 연초부터 배달비를 인상한 이유는 라이더 확보를 위해서다. 늘어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서 더 많은 배달원이 필요하지만 적은 배달비로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비스에 차질이

한 배달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은 주문량에 비해 배달할 수 있는 공급량 즉 배달원의 숫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수요·공급의 시장 원리에 따라 벌어진 현상”이라며 “배달 대행업체들은 들어오는 주문을 이행하기 위해 배달원을 모집하는데 배달원이 부족해 각종 프로모션 등 배달비 혜택을 늘려 배달 물량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배달비 공시제도에 대해서는 “배달비가 공시돼도 배달 대행업체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배달비는 가맹점주가 조정해 고객과 나눠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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