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IA 문용식 원장 "디지털뉴딜 2.0 검토..고용-혁신성장 두마리 토끼 사냥"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서 3만8000개 일자리 창출 성과"

강헌주 기자 승인 2021.04.01 10:46 의견 0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문용식 원장. [자료=NIA]

[한국정경신문=강헌주 기자] “디지털 뉴딜을 통해 일자리가 대규모로 창출되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문용식 원장은 1일 한국정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6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디지털 뉴딜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원장은 디지털 뉴딜의 대표사업인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에서만 약 3만8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댐 사업, 의료분야의 인공지능 생태계 형성, 클라우드 산업의 급격한 발전, 지역 중소기업 활성화 등을 디지털 뉴딜의 초기 성과로 꼽았다.

문 원장은 기존의 성과의 기반위에 본격적으로 정책과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디지털 뉴딜 2.0’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뉴딜 성공의 필수조건으로 민간의 협력을 강조했다. 정부가 마중물을 부으면 여기에 민간이 힘찬 펌프질로 호응해줘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문 원장의 생각이다.

문 원장은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디지털 뉴딜’ 전도사로 불린다. 문 원장에게 디지털 뉴딜 성공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주어졌다. 디지털 뉴딜의 성과와 계획 등에 대해 문 원장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디지털 뉴딜의 1차년도를 마무리하며 주요성과를 밝힌다면.

디지털 뉴딜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 회복을 꾀하면서 동시에 미래 혁신성장의 토대를 튼튼히 구축하자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뉴딜 책임 수행기관의 장으로서 뉴딜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민간과 시장에서의 변화를 항상 예민하게 주시해왔다. 비록 6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디지털 뉴딜을 통해 시장과 사회 곳곳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디지털 뉴딜이 만들어낸 일자리 대규모 창출이다. 디지털 뉴딜의 대표사업인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에서만 약 3만 8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다. 취업준비청년, 경력단절여성, 은퇴자, 장애인 등의 취업이 두드러졌다.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 기반을 제공한 게 주효했다. 초중고 전교실에 무선 와이파이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통해서도 41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이와 더불어 전국 디지털배움터 1000개소에 강사와 서포터즈 4600여명을 배치했다, 공공데이터 청년인턴십으로 6300여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둘째, 데이터 댐 사업이 디지털 전환의 변곡점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시장의 반응이 폭발적다. 기존 SW·SI기업이 데이터, 인공지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 괄목할 만한 점은 의료나 제조, 농축수산 등 기존·전통산업 분야에서 데이터, 인공지능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분야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대형병원들이 대부분 사업에 참여하여, 병원 고유의 인공지능 모델 구축에 나섰다. 의사의 전문지식, 병원의 데이터, 스타트업의 기술이 결합하여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셋째, 클라우드 산업이 상전벽해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공공부문의 전체 정보시스템을 대상으로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국민 서비스 시스템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예정이다. 이에 호응하여 네이버, KT, 카카오 등 IT 대기업들은 클라우드 분야에 각기 수천억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

넷째, 지역 중소기업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학교 무선환경 구축사업을 추진하며 제안요청서 작성에서부터 혁신을 담고자 했다. 우선 국산제품 활용기여도를 평가하여 가점을 주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학교 무선 AP 11만대를 100% 국산화했을 뿐 아니라, 중국 등으로 이전해 있던 주요 6개 중소 장비 제조사들이 리쇼어링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또 ‘지역’ 중소기업 참여 지분율을 확대 반영했다. 지역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참여기업 낙찰액의 70% 이상을 지방소재 기업이 수주해 지역 경제 회복에도 크게 기여했다.

-디지털 뉴딜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 올해 계획이나 중점사업이 있다면.

코로나19로 글로벌 펜데믹 위기가 시작된 지 꼭 1년이 지났다. 그간 우리 정부는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여 한국판 뉴딜 사업을 추진했다. NIA는 디지털 뉴딜의 책임수행기관으로서 데이터 댐, 지능형 정부, 스마트 SOC 등의 과제들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NIA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5G 빅데이터 플랫폼 및 네트워크 구축, 5G 기반 정부업무망 고도화 등 총 14개 사업을 추진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사업에 더해 국가 지식정보를 공유·확산하는 디지털 집현전과 SOC 디지털화의 일환인 디지털 트윈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외에 지능형 정부의 조기 구현을 위해 모바일 신분증 도입과 지능형 국민비서 서비스 구축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NIA는 그간 데이터와 네트워크, 인공지능, 디지털 포용 등을 총칭하는 ‘DNA+’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는 디지털 뉴딜을 이루는 주요한 골자이기도 하다. 이중 어느 하나도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전환의 큰 축’이며, 올해도 이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데이터댐의 대표과제인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전 세계의 흐름 속 인공지능 산업을 키워내기 위한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은 필수적이고, NIA는 이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정보시스템의 데이터 종류를 따져 공공기관들의 민간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우선 검토할 예정이다.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면 전환’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전체 18만대 정보시스템 가운데 전환 대상 정보시스템을 1만3000여대로 선별했고, 이를 기초로 1만여개 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통합을 2025년까지 추진해갈 것이다.

디지털 뉴딜의 핵심 인프라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5G 기반 정부업무망 구축, 5G-MEC 기반 융합서비스 발굴, 공공 와이파이 품질 고도화, 학교 무선환경 구축 등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높일 것이다. 특히 5G 기반 정부업무망 사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공부문의 재택근무, 원격지 업무가 필수가 됨에 따라 그 수요가 증가함은 물론, 통신업계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정보화전략계획을 거쳐 점차 전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디지털 뉴딜의 완성은 디지털 포용이다. 갈수록 커지는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디지털 배움터’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배움터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집 근처 생활SOC에서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서비스의 활용 방법을 알려주는 사업이다. 올해에는 기초 지자체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 지역사회에서 보다 촘촘히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문 원장이 생각하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은.

디지털 뉴딜 핵심은 결국 ‘사람’ 그리고 ‘선도국가’다. 디지털 뉴딜의 출발점은 코로나 경제위기다. 최악의 경기침체, 고용쇼크, 소비·교육·출근 등 일상의 마비가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IMF 금융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극복 경험, 그리고 최근 코로나 마스크앱을 통한 마스크 대란의 해소 등을 통해 우리는 ICT의 힘을 목격했다. 행정, 금융, 교육, 산업 등의 모든 기반이 디지털화돼있으면, 코로나19를 비롯한 국가적 위기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고 회복 또한 빨라 큰 타격 없이 국가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국가 차원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려면 결국 ‘사람’이 필요하다. 디지털 국가대전환 사업에 ‘뉴딜’이라 이름 붙인 것은 1930년대 미국 경제 대공황 때 뉴딜의 상징사업인 ‘후버댐’ 건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디지털 뉴딜 핵심 사업인 ‘데이터 댐’도 여기서 비롯됐다. 데이터 댐에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데이터가 모이고, 모인 데이터는 표준화돼 서로 결합되어 분석된다. 댐에서 방류된 물이 전력을 생산하듯, 데이터 댐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디지털 정부나 자율자동차 상용화 등 혁신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다.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이유는 앞으로 21세기 전기가 될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기 위함이다. 인공지능이 보다 똑똑해지려면 엄청난 양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가 원활히 흐를 수 있는 탄탄한 5G 네트워크와 이를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도 필요하다.

수집되는 데이터 또한 양질이어야 한다. 모인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맞게 분석, 활용할 때 결국 인공지능이 고도화된다. 이 모든 과정에 사람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맞물릴 때 경제·사회 시스템이 회복탄력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도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

-올해 디지털 뉴딜의 전망과 성공조건은.

올해는 일자리 창출, 경기부양 효과 등 디지털 뉴딜 추진에 따른 체감 성과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해 디지털 뉴딜로 만든 성과와 기반 위에 본격적으로 정책과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디지털 뉴딜 2.0’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 디지털 뉴딜의 추진과정에서 확인된 문제점이나 장애요인 그리고 새롭게 제기된 환경변화 요인들을 디지털 뉴딜 정책이나 사업에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제반사항 검토와 전략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일례로 기존에 추진했던 정책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거나 정책에 수반될 갈등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등의 여러 문제점 지적이 있다. 디지털 뉴딜 2.0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고민과 대책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디지털 뉴딜은 선도형 경제를 견인하는 추동력이다. 2021년은 위기를 온전히 극복하면서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위해 디지털 뉴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서 호응을 얻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계획을 구체화하고, 필요하면 과감하게 수정하고 보완도 해야 한다.

디지털 뉴딜 성공의 필수조건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다. 정부 힘만으로는 디지털 뉴딜의 목표를 결코 달성할 수 없다. 정부가 마중물을 부으면, 여기에 민간이 힘찬 펌프질로 호응해줘야 성공할 수 있다. 투자를 확대하고, 인력을 고용하고, 기술개발과 시장 개척을 하는 주체는 여전히 민간이기 때문이다. 민관협력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는 디지털 뉴딜 추진의 2차년도로 1차년도에 이어 본격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만들어낼 때다. 민간과 시장의 변화에 더욱 집중하여 ‘일자리와 혁신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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