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테이지] 뮤지컬 '킹키부츠' 코로나 블루? 섹시한 레드로 열광하라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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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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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킹키부츠 공연 사진. (자료=CJ ENM)
[한국정경신문=이슬기 기자] "네가 힘들때 곁에 있을게 삶이 지칠때 힘이 되줄게."
뮤지컬의 마무리. 높이 80cm에 이르는 새빨간 부츠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배우들이 무대를 누비고 다같이 함께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배우들의 진심이 객석에 전해지는 순간 화답하듯 우렁찬 박수 소리가 터져나온다.
코로나19 바이러스만 아니었어도 극장을 울리는 함성까지 함께했을테다. 흥겹게 춤을 추는 관객 옆으로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눈에 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힘든 시기, 쉽지 않은 걸음을 한 객석에 큰 위로로 다가서고 있는 순간이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편견과 억압에 맞서는 드랙퀸 롤라와 그의 감각을 빌려 폐업 위기에 처한 공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찰리의 이야기다. 또 찰리의 재기를 돕는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로렌, 그리고 아름다운 6명의 남자들 엔젤 등이 무대를 꾸민다.
작품은 지난 2014년 CJ ENM이 국내에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로 선보인 공연이다. 이후 2016년 재연에는 20주 연속 랭킹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세 번째 시즌 역시 단 73회 공연 만에 누적관객 10만명 동원했다. 세 차례의 공연만으로 누적 관객 30만명을 돌파하면서 명실공히 흥행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새롭게 돌아올 이번 시즌에도 남다른 기대가 쏠렸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서울시의 집합금지명령 등으로 인해 다른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킹키부츠'도 홍역을 앓아야 했다. 개막 초반 공연은 사흘 간 무대를 올리지 못했고 이미 판 티켓도 '거리두기' '객석 띄어앉기'를 적용해 다시 오픈했다.
2020 킹키부츠 공연 사진. (자료=CJ ENM)
힘든 시기에도 불구하고 '킹키부츠'는 역시 '킹키부츠' 였다.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코로나19발 우울증을 단 숨에 잊게 만든 힘을 가진 것이다. 롤라의 표현을 빌리자면 '섹시한 레드'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먼저 대표적인 '쇼뮤지컬' 답게 주인공 롤라를 비롯한 엔젤들, 찰리와 공장 식구들이 채우는 화려한 무대는 단연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롤라 역에 도전한 박은태는 남다른 미모와 잔망, 속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가창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다시 돌아온 이석훈은 믿고 듣는 노래 외에도 깊어진 연기를 통해 찰리의 감정을 풍부하게 그려낸다.
'킹키부츠'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성장해가는 캐릭터들은 따뜻한 온기로 관객 앞에 선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극의 굵직한 메시지까지. 3시간에 이르는 동안 '킹키부츠'는 쉴 새 없이 관객을 흥분시키고 위로하면서 행복이라는 시간을 선사한다.
극 중 주인공 찰리는 객석을 향해 "이거 신발 이야기인 거 아시죠? 그냥 신발 이야기"라고 묻는다. 하지만 거듭되는 시즌을 통해 '킹키부츠'는 깊이까지 갖춘 쇼 뮤지컬의 완성형으로 나아가고 있다.
'킹키부츠'는 오는 11월 1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상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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