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하이트진로가 주류 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실적 호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소주 대비 맥주 매출 부진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올해도 마케팅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 경영에 무게가 실린다.
5일 공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2조5991억원, 영업이익은 220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1%, 78.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056억원으로 197.5% 늘었다.
하이트진로의 호실적에는 판관비 감소를 통한 비용효율화가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해 10~11월 가격 인상에 따른 단기 기저효과와 비상계엄 이후 내수 부진에도 소주 수요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하이트진로 측은 “매출액 증가 및 광고선전비 등 판관비 감소가 이익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4분기로 살펴보면 소주 매출은 전년대비 7.6% 증가한 4036억원, 영업이익은 20.3% 증가한 359억원으로 추정된다.
소주의 경우 연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산됨에도 양호한 판매량을 보였고 미국 등 수출량도 늘어나면서 호조세를 보였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450만달러(한화 약 1500억원)로 전년(2023년) 대비 3.06% 성장했다. 최근 한류 열풍과 맞물려 수출 확대 효과가 나타난 탓이다.
반면 맥주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맥주 부문은 판관비용 감소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8.5%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1742억원으로 전년대비 9.6% 줄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경쟁사인 오비맥주의 공격적인 영업 활동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오비맥주는 지난해 올림픽 공식 파트너사 선정에 이어 e스포츠 리그도 후원하며 브랜드 인지도 확장에 나섰다.
테라와 켈리로 맥주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노렸지만 수요가 양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 테라의 점유율은 10%대로, 2023년 켈리 출시 전 18%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해 다소 줄었다. 2023년 기준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 42%, 하이트진로 28%로 추정된다.
업계는 가격인상 효과 이상으로 맥주 소비 부진의 여파가 커 맥주 판매량 회복은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맥주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마케팅 확대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6월 서울 강남 청담에 본사 이전을 위한 부지를 1298억원을 매입했고 지난 2023년 2월 평택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에 공장 부지를 매입하면서 현금흐름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강남 본사 부지는 지난 1월 잔금을 지불했고 평택 공장 부지 잔금일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체 주류시장 규모의 축소에도 신제품 출시와 다브랜드 제품 전략으로 긍정적 실판매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