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부동산N] 분양가 급등·특례보금자리론 중단..‘거래 한파’

청약 아파트 평균 분양가 28% 급등…10억원 선 돌파
실거래가지수 첫 하락 전환…전국도 9개월 만에 하락
특례보금자리론 판매 중단 여파 속 신규 대출 공급 변수

김명신 기자 승인 2023.12.25 07:00 | 최종 수정 2023.12.26 13:34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올해 청약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1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당첨 가점 합격선 역시 지난해보다 12점 넘게 상승했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청약을 진행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은 53.0점이다. 이는 지난해(40.9점)보다 12.1점 오른 점수다.

업계에서는 연초 전매제한 기간 단축, 1주택자의 기존 주택 처분 의무 폐지 등 청약 관련 규제가 완화하면서 청약자 수가 늘어나자 가점 합격선이 올라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울 청약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28% 이상 뛰며 10억원을 돌파했다. 평균 10억3481만원으로, 지난해 평균 분양가가 8억595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28.4% 급등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평균 6억8159만원으로 지난해(5억9158만원)보다 15.2% 올랐다.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를 비롯한 공사비 상승세가 지속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양가가 상승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분양가 인상에 더해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원)의 판매 중단 여파 역시 부동산시장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토막이 난 가운데 6억~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특례보금자리론 6억~9억원 이하 우대형 대출이 중단된 지난 9월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약 석 달간 신고된 거래량은 총 488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이 이어진 9월 26일까지 거래량인 1만1139건보다 56.1% 감소한 것이다.

반면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1600건으로 전체의 32.7%를 차지했다.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우대형 대출 중단 전까지 22.5%(2508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급증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올해 1월부터 9억원 이하 주택 구입에 제공된 저리의 정책대출로, 대출 여파로 일부 지역의 실거래가가 전고점의 90% 넘어서는 등 가격이 크게 오르자 정부는 지난 9월 27일부터 6억원 이하 우대형 대출만 내년 1월까지 유지하기로 하고 6억~9억원 이하 일반형은 판매를 중단했다.

이 여파로 거래량이 반토막 나고 집값도 하락 전환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 대출이 나오는 6억원 이하에만 매수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평소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9억~15억원 아파트 거래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제공 당시 31%에 달했던 9억~15억원 초과의 거래 비중은 일반형 중단 후 25.2%로 5.8%포인트 줄었다.

내년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대출도 중단됨에 따라 당분간 거래 시장은 냉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아파트 거래량 급감…실거래가지수 하락 전환

올해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2차 조정기’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가격을 이전 거래가와 비교해 변동 폭을 지수화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추석 이후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고,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 대비 0.08% 떨어지며 올해 들어 처음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집값이 약세를 보인 지난해 누적 22.07% 하락했으나, 올해 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9월까지 13.42%가 올랐다.

그러나 고금리 장기화 속에 정부가 6억~9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전격적으로 중단하면서 10월부터 시장의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 10월에 각각 0.26%, 0.12% 떨어지며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0.20% 떨어지며 1월(-0.74%) 이후 처음으로 지수 하락을 보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주택시장에 거래 침체가 이어지며 집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과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폭탄도 변수다.

다만 내년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가구 이하로 급감하는 등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심리와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우대형까지 전면 중단되지만 신생아 출산가구 대출 등 또 다른 정책 대출이 공급돼 급락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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