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3년/생활물가 고공행진] ③“생필품부터 럭셔리 명품까지”..구분 없이 오르는 물가

샴푸·치약부터 세탁세제·프라이팬까지, 주요 생활필수용품 인상 러시
엔데믹 맞아 가격 올리는 뷰티·명품업계..샤넬, 2020년부터 12차례 인상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5.29 07:00 의견 0

글로벌 물가 인상 여파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등 가격이 오르면서 고물가 흐름이 일상생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둔화하는 가운데 전기·가스 공공요금은 물론 식음료·외식·생필품과 같은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샤넬 가격 올해 들어 두 번째 인상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생활 전반의 물가 인상에 따라 생활용품은 물론 뷰티·패션용품 가격도 연달아 상승세다. 고물가는 치약·세제·샴푸·생리대 등 생활필수용품부터 엔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하는 신발·의류·화장품 등 구분 없이 인상을 부추겼다. 명품 브랜드도 앞 다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치약과 칫솔 등 생활필수용품 (자료=픽사베이)

■ “세탁세제·생리대 너마저”..생활필수용품, 올 초부터 인상 러시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3.7%로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했으나 소비자물가지수(3.7%)와 동일했다. 생활물가지수 식품이외 품목 상승률은 2.2%로 나타났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필수품목을 대상으로 작성된 지표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7월(7.9%)로 고점을 찍은 이후 매달 소폭 감소해 지난달 3%대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21년 9월(3.1%)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생활물가 감소세에도 생활용품의 가격 인상 소식은 올 초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새해부터 세제·샴푸·치약 등 주요 생활필수용품 가격을 최대 18% 인상했다. 이는 글로벌 물가 인상에 따라 페트병·알루미늄 등 원부자재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주방용품 (자료=픽사베이)

편의점 업계는 지난달부터 세제·섬유탈취제 등 생활용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피죤 등 생활용품은 7~9%, 홈키파 모기향은 50% 등 올랐다. 내달부터는 유한킴벌리의 생리대 판매 가격도 약 5~8% 인상된다. 유통사의 가격 인상은 제조사의 납품 단가 인상이 주요 원인이다.

주방용품·가사용품 가격도 14년 만에 가장 많이 인상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 가정용품·가사서비스는 5.1% 올랐다. 다만 지난 3월(6.7%)보다 떨어진 수치로, 2009년 4월(7.4%) 이후 14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로 올랐다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품목별로는 세탁세제(20.4%)·식기(17%)·프라이팬(12.6%) 등 순이다.

색조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자료=연합뉴스)

■ “마스크 벗으니 화장하고 꾸미고”..뷰티·명품업계, 수요 따라 가격 ‘쑥’

뷰티 및 패션·명품업계도 물가 압박을 피해가지 못 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 엔데믹이 시작되면서 외출과 관련된 화장품과 옷·가방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실내마스크 의무가 전면 해제된 이후 색조·향수 등 화장품 중심의 소비가 급증했다.

화장품은 고가·중저가 구분 없이 오르는 추세다. 디올·샤넬·맥·베네피트 등 명품 뷰티 브랜드는 주요 립 제품과 향수 제품 등을 최소 5%에서 최대 13%까지 가격을 올렸다. 미샤·어퓨·더샘 등 로드숍 브랜드도 가격을 올렸다. 화장품 업계는 팜유·오일 등 주재료 가격 인상과 더불어 화장품에 대한 탄탄한 수요가 부쩍 늘어난 이후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패션업계는 새해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아디다스·나이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인 자라·H&M·유니클로는 올해 초부터 신발·의류 가격 인상했다. 신발·의류를 만드는 면화 가격이 작년 말 급등하면서 원부자재 가격이 정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 [자료=샤넬 홈페이지]

명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2020년 3번 ▲2021년·2022년 4번 ▲2023년 상반기 2번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봄 웨딩 시즌이 다가오자 혼수품으로 찾는 제품 위주로 가격을 올려 ‘클래식 플랩백 라지’는 1500만원을 넘어섰다. 인기 예물로 꼽히는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반클리프도 5~10% 가격을 인상했다.

일반적인 소비재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떨어지지만, 명품과 같은 사치재는 가격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 만큼 수요는 여전하다. 명품 구매를 위한 ‘오픈런’은 지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명품 리셀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명품 시장도 함께 탄력을 받는 추세라고 분석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봄·여름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립·아이 등 색조 화장품 수요가 부쩍 늘었다”며 “특히 고물가 상황에 작은 사치로 통하는 ‘스몰럭셔리’ 브랜드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향후 가격 인상 소식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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