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막 오른 ‘비빔면’ 대전..전통 강자 팔도와 추격하는 농심,‘절치부심’ 오뚜기

김제영 승인 2023.03.15 15:22 의견 0
팔도가 팔도비빔면 모델로 배우 이준호를 2년 연속 발탁했다. [자료=팔도]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봄추위가 가시기도 전에 여름철 별미인 비빔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비빔면 시장 부동의 1위인 팔도와 신제품을 출시하자마자 2위를 거머쥔 농심, 리뉴얼로 맛과 양을 끌어올려 위상 회복에 나선 3위 오뚜기의 치열한 경쟁이 이른 봄부터 시작되는 모습이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팔도·농심·오뚜기는 최근 비빔면 홍보 모델을 발탁하고 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팔도는 ‘팔도비빔면’ 모델로 배우 이준호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용했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 출시와 동시에 3년 연속 방송인 유재석과 브랜드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오뚜기는 올해 ‘진비빔면’ 브랜드 모델로 걸그룹 마마무의 화사를 발탁했다. 지난해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주인공인 배우 이선빈·한선화·정은지에서 화사로 모델을 교체해 이미지 재정비에 나섰다. 진비빔면의 제품 차별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변화라는 설명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로 사랑받는 화사를 진비빔면 새 모델로 발탁해 경쟁이 심화되는 비빔면 시장에서 제품 차별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농심이 배홍동 광고 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을 3년 연속 발탁했다. [자료=농심]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비빔면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 기타 16.2%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도는 지난 1984년 팔도비빔면을 출시한 이후 40년 가까이 비빔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품질개선 및 마케팅, 브랜드 라인업 등을 지속해온 결과다. 특히 시즌별 한정판 제품은 비빔면의 계절성이 옅어지도록 유도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동절기 어묵스프를 별첨한 원터에디션이다. 또 소스와 용기면 제품, 협업 제품 등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21년 배홍동비빔면을 내놓고 시장에 참전했다. 농심은 비빔면 출시와 동시에 방송인 유재석을 ‘부캐(부캐릭터)’ 콘셉트로 내세워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펼쳤다. 업계에서는 배홍동비빔면이 단 시간에 업계 2위로 올라선 배경 중 하나로 모델 효과 꼽는다. 농심은 후속작 ‘배홍동쫄쫄면’을 내놓고 배홍동 열풍에 힘을 더해 1위 쟁탈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방송인 유재석과 함께 배홍동을 알리며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컸다고 판단해 3년 연속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며 “실제로 지난해 출고가 기준 25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3위와 격차를 더욱 벌리고 2위를 확고히 다졌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걸그룹 마마무 화사를 '진비빔면' 새 모델로 발탁했다. [자료=오뚜기]

오뚜기는 올해 ‘진비빔면’의 차별화 마케팅을 강화하며 2위 탈환에 나서는 모양새다. 오뚜기가 지난 2020년 선보인 진비빔면은 출시 3개월 만에 3000만 봉지를 돌파하며 단번에 시장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오뚜기 진비빔면은 이듬해 농심 배홍동에 꺾이고 3위로 밀려났다.

오뚜기는 비빔면 제품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지난해 소스에 배·매실·무 등 추가해 ‘배사매무초’로 리뉴얼하고 기존보다 중량을 20% 늘려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올해는 ‘먹방’으로 주목받은 화사를 모델로 기용했다. 화사는 개성이 강한 이미지로 MZ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국내 비빔면 시장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라면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약 7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2022년) 15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체된 라면 시장에서 비빔면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효자’다.

특히 비빔면은 여름철 별미라는 계절성이 약해지면서 사계절 제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연간 수요 역시 증가 추세다. 겨울철 한정판 제품은 물론 협업 제품이 지속해서 쏟아지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여름에 집중 소비됐던 비빔면이 연간 고르게 판매되면서 사계절 별미 라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비빔면에 대한 수요가 늘고 특색 있는 제품이 쏟아지는 만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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