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불법행위 수천억 피해 주장..사정당국 엄정 수사 촉구

김영훈 기자 승인 2022.07.08 18:40 의견 0
지난 7일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사장과 임직원이 옥포조선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지회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정당국의 엄격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대우조선해양]

[한국정경신문(거제)=김영훈 기자] 대내외적으로 각종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하청지회의 파업으로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7일 오후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히며 수사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금속노동조합 산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 오고 있다.

하청지회는 대우조선 1도크(건조 공간)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면서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물에 띄우는 진수작업을 방해하면서 회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 총 7개 도크에서 20여척의 선박이 건조되고 있으며 후반부 작업인 진수작업에서 1도크가 점거되면서 연쇄적으로 건조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진수작업이 중단된 것은 1973년 대우조선해양 창립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박두선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하청지회의 불법파업 강행 과정에서 직원 폭행, 에어호스 절단, 작업자 진입 방해, 고소차 운행 방해, 1도크 점거, 물류 적치장 봉쇄 등의 무법적 행위를 자행했다"면서 "건조중인 선박 위에서 고공 농성 등을 하며 지난 6월18일 예정된 1도크 진수를 막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1도크에서 건조 중인 호선은 모두 4척으로 인도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며 "내업에서 외업으로 넘어가는 재공재고 블록이 증가하면서 내업 공정도 조만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2도크와 플로팅 도크 또한 인도 4주 지연, 안벽에 계류된 일부 선박들도 1~3주 인도 지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수 지연은 하루에 매출 감소 260여억원, 고정비 손실 60여억원을 발생시킨다"면서 "매출과 고정비 손실만 6월말까지 2800여억원이 넘는 셈"이라고 하소연했다.

박 사장은 "여기에 LD, 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까지 감안하면 공정 지연 영향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1도크 진수를 언제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며 더욱 심각한 것은 조선소의 심장인 도크가 폐쇄됨에 따라 선후 공정인 선행, 가공, 조립, 의장, 도장 등 전 공정의 생산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어 사내 직영 및 협력사 2만명, 사외 생산협력사 및 기자재 협력사에 소속된 8만명 등 총 10만여명의 생계 또한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특근 조정, 야간 작업 중단 등의 생산 일정 조정을 발표했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간 근무시간 축소도 불가피해 보인다. 임원들은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현 위기에 대응키로 했다.

박두선 사장은 "최근 선가가 좋은 LNG선을 중심으로 3년치 물량을 확보한 만큼 재도약을 위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모처럼 찾아 온 조선 호황,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 등의 기회가 일부 계층의 생산 중단 등 불법 파업으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2만명 구성원의 절박한 심정을 담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국가기간산업에서 벌어진 작업장 점거, 직원 폭행, 설비 파손, 작업 방해 같은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주시고 법 질서를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7조원의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강재가 추가 상승에 따라 47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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