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인수전] DH,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그만..‘확’ 식은 열기에 연장전 간다

2조 ‘핫딜’..5000억으로 ‘뚝’
연장 불발 시 하루 5억 벌금

김성아 기자 승인 2021.07.14 14:04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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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BI [자료=요기요]

[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2조원’ 핫딜로 여겨지던 요기요 인수전이 연장전에 돌입할 전망이다. 인수전 열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새 주인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최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사는 1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요기요 매각 시한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연장 기한은 최대 6개월까지로 DH는 공정위에 이행 기간을 5개월 더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DH가 지난해 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주식 88%를 인수하는 기업결합 과정에서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고 올해 8월 2일까지 기존 운영 배달앱인 요기요 매각을 기업결합 조건으로 달았다.

이에 DH는 올해 3월부터 요기요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당시에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함께 올해 유통업계 최고 핫딜로 불리면서 신세계·롯데·GS리테일은 물론 내로라하는 사모펀드들의 참전이 기대됐다.

몸값도 배민 인수가액의 절반가량인 2조원으로 점쳐졌다. 당시 2위 사업자였던 요기요는 배민의 절반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DH는 수조원대 몸값에 예비입찰 당시 쿠팡이츠 등 업계 경쟁자들의 경우 인수전 참여를 사전 배제하는 배짱도 보였다.

그러나 본입찰 시점이 다가올수록 매각전 전망은 어두워졌다. 앞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성공으로 유력 후보였던 신세계가 본입찰 불참을 선언했으며 깜짝 등장을 기대한 롯데 또한 공식적으로 요기요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GS리테일도 마찬가지다.

DH는 당초 본입찰 시점을 2주가량 연장하며 다른 업체들의 참여를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다. 현재 본입찰에 참여한 MBK파트너스·어피너티에쿼티·퍼미라·베인캐피털 등 사모펀드들 또한 DH와 매각 가격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장 내 요인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쿠팡이츠와 배민이 단건배달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배달앱 업계가 쿠팡이츠·배민 양강구도의 선도로 재편되고 있다. 양사의 경쟁에 업게는 이미 쿠팡이츠가 요기요 점유율을 넘어섰을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현재 요기요 몸값은 당초 2조원의 1/4 수준인 50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 또한 1조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DH의 마음이 급해지면서 몸값 딜에서 더 밀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 측은 현재 신청서를 검토 중이며 늦어도 이달 말까지 매각 시한 연장 승인 여부를 DH쪽에 알린다고 전했다.

만약 공정위 쪽이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DH는 앞으로 2주 남짓 남은 시간 동안 인수자를 찾고 대금 납입까지 마쳐야 한다. 이에 실패할 경우 DH가 공정위에 내야할 이행강제금(벌금 격)은 하루 5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결합 당시 조건을 매각으로 두는 경우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에 매각 시한 연장 사례도 거의 드물지만 없는 건 아니다”며 “DH가 원하는대로 5개월까지 연장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기한 연장 자체는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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