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이베이코리아를 두고 벌어졌던 업계 각축전이 마무리됐다. 점유율 12%를 두고 벌인 경쟁이 신세계의 승리로 끝나면서 이커머스 업계는 예정된 순위 변동에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를 단독 인수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네이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전날 네이버가 인수 불참을 공식 선언하면서 이마트가 독자적으로 인수 협상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현재 이베이 본사와 이마트는 인수 지분율과 인수가 등 인수조건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4조원대에 해당하는 빅딜이지만 정용진 부회장이 “인수가보다 인수 후 시너지가 더 크다면 사는 것이 맞다”고 힘을 실어 이마트의 이베이 인수는 늦더라도 반드시 진행된다는 방침이다.
전통 유통강자인 이마트가 업계 유일 흑자 이커머스인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서 업계 재편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성장세에 있던 SSG닷컴(3%)이 안정기에 접어든 이베이코리아(12%)를 안고 업계 2위에 올라설 예정이기 때문에 신세계의 오랜 라이벌인 롯데는 물론 네이버·쿠팡 등 기존 강자를 제외한 굵직한 이커머스 업체들은 쇄신책을 내놓고 있다.
■롯데, M&A로 이커머스 경쟁력 제고..수장 바뀐 티몬·위메프 ‘싹’ 바꾼다
이베이코리아 빅딜에서 마지막까지 이마트와 경쟁하던 롯데는 M&A(인수합병)전략을 그대로 유지한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대신 이베이코리아 사업을 총괄한 나영호 롯데온 대표를 품었다. 나 대표를 필두로 롯데온을 살리고 롯데가 가지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전략이 가장 지배적이다.
특히 이베이코리아와 같이 종합 플랫폼이 아닌 중고나라 등 일정 분야 특화 플랫폼인 버티컬 커머스 M&A를 통해 이커머스 영역 자체를 넓힌다는 전략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유진자산운용등과 함께 지난 3월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한 바 있다.
과거 쿠팡과 함께 소셜커머스 3형제로 불리던 위메프와 티몬은 내부 쇄신을 통해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지난 5월 전인천 재무 부문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 아트리즈의 장윤석 대표를 공동대표로 앉혔다. 전인천 대표가 티몬의 오랜 숙원인 IPO(기업공개)를 위한 카드라면 장윤석 대표는 티몬 내 분위기 쇄신은 물론 컨텐츠 창출을 위한 인사 카드다.
실제로 장윤석 대표는 21일 티몬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지면서 임직원들에게 ‘스타트업 마인드’를 요구했다.
이에 티몬은 직원들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 서비스 설치는 물론 직급제 폐지·영어 호칭 사할 예정이다. 내부문화 개선을 통해 나온 창의적 아이디어로 기존 ‘커머스 DNA’에 ‘콘텐츠 DNA’를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위메프도 지난 2월 하송 대표 체제 전환을 기점으로 무료 멤버십 VIP클럽 등을 런칭하며 쇄신에 나서고 있다. 패션·뷰티·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를 특화시켜 세부 소비층을 타겟으로 충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카오-카카오 커머스 재합병..이커머스 시장 본격 참전 예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는 카카오도 이커머스 시장 참전을 본격 예고했다.
2018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 등 쇼핑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며 몸집을 키웠다. 지난 4월에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운영사 크로키닷컴과 합병을 발표하며 패션 부문에 대한 전문성도 제고했다.
3년 만에 본사로 돌아가는 카카오커머스는 복귀 이유에 대해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연간 20%씩 오르면서 카카오도 유통 채널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카카오커머스의 점유율은 2%대로 미미하지만 선물하기 등 특화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는 업계 7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는 등 강점을 가진다. 또 카카오 이용자 4519만명(순활성자 기준)이 모두 잠재적 고객이라는 면에서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사업을 통해 실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카카오까지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업계에 뛰어들면서 이커머스 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을 위한 전략적 합종연횡 등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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