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 ‘요기요’ 팔고 ‘배민’ 샀다..공정위 요구 수용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대표, 합작사 이사회 의장
DHK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지만 매각 부분 매우 유감”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2.28 21:24 | 최종 수정 2020.12.29 03:33 의견 0
배달의민족, 요기요 로고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한국 배달 앱 1위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 ‘요기요’를 매각하기로 했다. 기업 결합을 위해서는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DH는 28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에 통해 “DH는 2021년 1분기에 (공정위로부터) 최종 서면 통보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공정위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뜻이라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는 설명했다.

앞서 DH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 지분 약 88%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 결합을 신청했다. 당시 DH가 평가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로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이에 공정위는 DH가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DHK의 지분 전부를 6개월 안에 제 3자에게 매각하라고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DH가 배민을 인수하되 요기요는 팔아 국내 배달앱 독점 구도를 피해 소비자, 음식점, 배달원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기업 결합을 계기로 아시아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에서 배달의민족의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세계로 뻗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DH와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 인수·합병 작업을 통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합작회사(조인트벤처)를 설립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인 김봉진 대표는 이 합작회사의 이사회 의장(chairman of board)이자 집행이사(Executive Directo)를 맡는다.

현재 푸드판다아시아의 CEO(최고경영자)인 제이콥 안젤레와 우아한형제들의 현 CFO(최고재무관리자) 겸 CSO(최고전략책임자)인 오세윤 부사장은 합작회사의 공동 대표로 낙점됐다.

합작회사는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음식 배달, 공유 주방, 퀵커머스(생필품 등 즉시 배달 서비스) 등의 사업을 펼친다.

김봉진 대표는 “한국의 음식 배달 시장에는 어마어마한 잠재력이 있다”며 “물류·기술·사업 확장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고자 DH와 협력하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우리의 파트너십은 전체 (배달) 생태계를 진전시킬 것”이라며 “아시아 배달 산업에서 혁신을 일궈내고자 (DH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DHK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지만, DH가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DHK를 매각해야만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점에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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