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대만에 따라잡힐 전망이다.
상반기만 해도 내년에 추월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대만의 고속 성장과 한국의 부진이 겹치면서 앞당겨진 모습이다.
올해 한국의 1인당 GDP가 대만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정부와 대만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430달러로 추정됐다.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8066달러로 예상됐다.
이는 우리 정부가 지난달 22일 제시한 올해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와 대만 통계청이 이달 제시한 올해 1인당 GDP 전망치를 단순 비교한 결과다.
전망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은 2003년 대만을 앞지른 후 22년 만에 다시 추월당하는 것이다.
양국의 1인당 GDP는 2018년 1만달러 가까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급속히 격차가 축소됐다. 대만이 올해 추월을 앞둔 배경에는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한 고속 성장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올해 2분기 대만의 실질 GDP는 작년 동기 대비 8.01% 증가했다. 이를 반영해 대만 통계청은 지난달 15일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4.45%로 상향했다.
반면 한국은 올해 2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하반기 들어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경기가 모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만 대외 불확실성은 확대된 모습이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대만 테크 기업들이 국내 투자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대만 잠재성장률이 3%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잠재성장률이 올해 2% 미만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대만의 소득 격차도 갈수록 더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