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는 조지아주 한국 엔지니어 집단 구금 사태로 인해 발생하는 즉각적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비자 제도 변화 등 장기적인 과제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 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미국 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특정 설비 설치 작업을 빼고는 대부분 건설이 정상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와 SK온도 현지 직원들의 비자 관리를 더 철저히 할 뿐 작업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업계는 ESTA·단기비자 인력이 빠지며 단기 지연은 발생하지만 준공 시점 변경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과 애리조나·미시간 공장을 건설 중이다.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연간 30GWh 규모)은 당초 올해 말 가동 예정이었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로 내년 하반기로 연기된 상태다.

삼성SDI도 인디애나주 스텔란티스 합작공장(27억달러 규모) 건설에 차질이 없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말부터 스텔란티스와 합작 1공장을 가동중이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2공장,GM과의 합작공장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SK온은 이번 사태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SK온은 2020년 ESTA 비자 문제로 한국인 근로자가 체포된 이후 각 목적에 맞는 정식 비자 발급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은 조지아·켄터키·테네시주 공장 대부분의 건설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배터리업계는 이번 사태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내 한국 배터리 공장 8곳 모두 숙련 기술자 현지 파견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불법체류 단속이 강화되면서 ESTA나 단기 상용비자(B-1) 출장자들의 법적 지위가 애매해졌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미국 정부의 단속이 계속 강화되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업계 전체의 미국 진출 전략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숙련 기술자 없이는 미국 공장 건설과 운영이 불가능한데,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 계획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