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독일에 이어 일본을 향하는 모습이다. 게임스컴에 이어 이달 말 개최되는 ‘도쿄게임쇼(TGS) 2025’ 무대에도 오르는 것이다.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자사의 최고 기대작을 내세워 선봉에 선 것으로 평가된다. 서브컬처의 종주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도 나오며 눈길을 끄는 형국이다.
넷마블의 ‘TGS 2025’ 출품작 2종 대표 이미지 (이미지=넷마블)
12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TGS 2025’에 참가한다.
출사표를 던진 주요 기업으로는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펄어비스·컴투스 등이 꼽힌다. 게임 시연과 각종 체험 이벤트 등을 마련해 현지 유저들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방침이다.
타이틀의 중량감으로 보면 넷마블과 펄어비스가 선봉장으로 꼽힌다. 넷마블의 경우 하반기 최고 기대작인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다이브’를 앞세운다. 총 52대의 시연대를 비롯해 제작발표회와 스토리 공개 등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준비했다.
펄어비스 역시 ‘붉은사막’의 첫 일본 시연에 나선다. 글로벌 주요 게임쇼 참가를 통해 마케팅 강도를 끌어올리는 흐름의 연장선이다. 내년 1분기 출시를 앞둔 만큼 권역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일본 시장의 중요도도 높아짐에 따라 TGS 참가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일본은 세계 3위 규모의 시장이지만 유저 특성 등에 있어 다른 권역과 차이가 큰 것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현지 유저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TGS에 주목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과거부터 일본은 규모 등의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안착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했다”며 “현지에서 인지도를 쌓고 유저들과의 접점을 만드는 차원에서 TGS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사실 동양권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국내 게임업계가 TGS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최근 국내 시장이 굉장히 힘들어지다 보니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 됐으며 크로스플랫폼 시대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콘솔의 중요도가 높아진 만큼 현실적으로 도쿄게임쇼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컴투스 등은 서브컬처 게임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엔씨는 퍼블리싱작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를 내세우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도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미래시: 보이지 않는 미래’ 등 2종의 서브컬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컴투스는 TV 애니메이션 ‘도원암귀’ IP 기반의 신작 ‘도원암귀 크림슨 인페르노’를 최초 공개한다.
일본은 서브컬처의 본고장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블루 아카이브’와 ‘승리의 여신: 니케’ 등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도 존재한다.
전문가는 서브컬처가 장르 다양화의 출발점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 점에 착안해 변화의 불씨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학회장은 “사실 게임 이용자들이 국산 게임에 실망하며 해외 게임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던 계기가 서브컬처라고 볼 수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도 이에 주목한 것으로 서브컬처를 계기로 젊은 이용자 유입과 장르 다변화를 촉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전부터 대형 게임사들이 발빠르게 시도해 길을 열면 중소 개발사들이 가능성을 보고 뒤따르는 모습이 계속돼 왔다”며 “그런 점에서 주요 게임사들의 서브컬처 도전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