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은하계 초당 500m씩 커진다'‥40억년 뒤 은하 '안드로메다'와 충돌

정 선 기자 승인 2018.04.05 10:18 의견 0


스페인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 모델로 관측한 NGC 4565 갤럭시 (사진=IAC) 

 

[한국정경신문=정 선 기자] 우주의 수 없이 많은 별들 중에서 우리가 사는 태양계가 속한 은하(galaxy)는 밀키웨이(milky way)다. 밀키웨이는 약 1조~2조개로 추정되는 엄청나게 많은 갤럭시 중 하나다. 그런데 지구가 속한 은하계가 초당 500m씩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천문 및 우주과학 연례학술회의에서 스페인 카나리아 천문연구소(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 in Tenerife)의 크리스티나 마르티네즈 롬비야(Cristina Martínez Lombilla)박사는 지난 3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주장을 담은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롬비야 박사는 우리 은하가 속한 밀키웨이가 초당 약 500m씩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속도대로 계속 팽창한다고 가정하면 30억년 후 우리 은하의 크기는 지금보다 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밀키웨이가 점점 더 성장하고 있다는 주장은 천문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밀키웨이가 안정되고 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갤럭시가 팽창한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중력의 힘이 워낙 강하므로 작은 갤럭시와 가스 무더기와 별들의 클러스터는 수백 만 광년 떨어진 것들도 더 큰 갤럭시에 흡수된다. 밀키웨이 역시 수백 개의 작은 갤럭시들을 흡수한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지금까지 갤럭시들은 갤럭시 내부에 있는 가스가 뭉쳐서 새로운 별을 생성하는 아주 조용한 방법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해왔다.

천문학자들은 밀키웨이의 외곽에서는 별이 생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다. 경계 부근에 가스 무더기가 있지만 새로운 별을 형성하기에는 밀도가 낮아서 무시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은 외부에서 새로운 물질이 합류하지 않는 한 갤럭시의 직경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갤럭시의 바깥 경계 부근에서 새로운 별들이 형성되면서 밀키웨이 같이 나선 막대기 모양의 갤럭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란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갤럭시는 매우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 중 밀키웨이는 전체적으로 얇은 디스크 같은 모습이어서 위에서 보면 원형이고 옆에서 보면 막대기 같은 형상이다. 밀키웨이의 지름은 10만 광년으로 그 안에 수천억개의 별과 엄청난 양의 가스, 먼지 덩어리들이 복잡하게 엉켜있다.

밀키웨이 안에 있는 별들은 나이도 수명도 제각기 다르다. 붉고 푸른 별들은 아주 밝게 빛나다가 수백만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수명을 다하고 사라진다. 반면 작은 별들은 수천억년 동안 존재한다. 젊지만 짧게 사는 별들은 새로운 별들이 많이 탄생하는 밀키웨이의 평평한 쪽에 위치하고 나이든 별들은 판을 둘러싼 빈 공간이나 밀키웨이 중심부에 위치한다.

밀키웨이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구에서 밀키웨이의 가장자리 변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관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우리 은하와 유사한 다른 나선형 은하들을 지켜보며 팽창 여부를 관측했다. 연구팀은 광학 데이터를 얻기 위해 지상 SDSS 망원경과 2개의 우주 망원경 갈렉스(GALEX)와 스피저(Spitzer)를 이용해 다른 은하계들의 색깔과 움직임을 관찰했다.

이들은 주로 젊고 푸른 별에서 오는 빛을 측정하고 이들의 수직 방향 움직임을 측정했다. 관찰 결과 연구팀은 밀키웨이 같은 갤럭시들이 초당 500m씩 성장하는 것을 입증했다.

밀키웨이가 이런 속도로 성장하면 40억년 뒤 밀키웨이는 가장 가까운 갤럭시인 안드로메다와 충돌할 수 있다. 두 갤럭시가 충돌할 경우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새로운 빅뱅의 전초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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