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주협력 참여 의지 있나..과기정통부, 美 달에 큐브위성 보내준다는 제안 거절
하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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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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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정부의 우주 협력 참여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우주 분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을 포함해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게 현재 개발 중인 '아르테미스 2호'에 각국의 큐브위성을 실어 달로 보내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큐브위성은 초소형 위성의 한 종류다.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0cm인 정육면체를 하나의 ‘유닛(U)’으로 규격화한 위성이다. 기존에는 학생 교육용으로 활용됐다. 이후 소형위성 성능 발전과 함께 달이나 화성 탐사에도 사용되고 있다.
NASA는 우주비행사를 싣고 달 궤도를 도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2호에 여분 공간이 확보되자 각국 기관과 기업에 달을 탐사할 큐브위성 탑재를 제안했다. 약 100억원 규모 비용과 함께 큐브위성을 제작해 조달하면 이를 달에 실어 보내주겠다는 내용이다.
해당 제안을 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시간이 촉박해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NASA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에서 추가 예산을 제안했지만 최종 예산 반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승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스페이스정책팀장은 “개발할 수 있는 곳을 찾는 등 검토를 해서 예산을 만들어야 하는데 10월 말이면 국회 상임위 심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선순위상 다른 것들이 많아 최종 반영이 못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우주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프로젝트 등을 구체화하겠다는 것과 달리 참여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우주기업 관계자는 “앞서 20년 전 미국이 국제우주정거장을 만들 때도 한국이 예산을 이유로 참여하지 못했는데 여기에 참여한 캐나다는 우주정거장 로봇팔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을 가져 지금은 미국이 프로젝트 참여를 애원하게 됐다”며 “이번처럼 이런 기회를 계속 놓치면 미국이 지정하는 우주 분야 '티어1'(최상위) 그룹에 낄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6개 대학 우주항공 학부 연합체인 ‘천문우주항공 분야 유관 학과 공동행동’의 조현석 의장은 “소통 없는 R&D 예산 삭감으로 천문 및 우주과학계 사기와 의지가 떨어진 상황에서 이런 소식은 정부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를 더욱 저하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주장과 다르게 현장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어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번주 해외 출장을 개시한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NASA와 만나 아르테미스 참여 확대를 논의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협력 계획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과학기자단 간담회에서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논의를 시작한게 2017년부터였지만 아직 별다른 계획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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