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지 '상온 대량 생산기술' 국내연구진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신원석·송창은 박사팀

김성원 기자 승인 2019.05.21 14:24 | 최종 수정 2019.05.21 14:25 의견 1
 유기 태양전지를 상온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신원석·송창은 박사팀. 왼쪽부터 송창은 박사, 신원석 박사, 샤프켓라술 박사과정. (자료=한국화학연구원)

[한국정경신문=김성원 기자] 유기 태양전지를 상온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유기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현재의 무기 태양전지를 대체할 기술에 손꼽히며 '차세대 전지'로 불린다.

이 기술은 재료 자체의 비용이 저렴해서 전지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신원석·송창은 박사팀이 상온(25℃)에서 기존 대비(4.81%) 2배 이상 높아진 9.66%의 광전변환효율을 낼 수 있는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실험실 밖 환경에서 10%에 근접한 광전변환 효율을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신소재를 적용할 경우 유기태양전지 광활성층의 고결정성 고분자 규칙성이 부분적으로 용해돼 상온내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 

이전까지 이 기술은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광전변환 효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110도 안팎의 실험실 환경에선 단위 소자 기준 9%의 효율을 기록하지만, 25도 정도 상온에선 4%대라는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유기 태양전지 광활성 층(빛을 흡수해 전하를 생성하는 물질)에 들어가는 고결정성 고분자 탓이다.

고결정성 고분자는 전하 이동도를 높이지만, 상온 공정에서는 효율 저하 문제를 일으킨다.
이번에 연구팀은 25도에서도 9.66%의 광전변환 효율을 내는 유기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자체 개발한 고결정성 고분자 신소재 덕분에 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고결정성 고분자(PNTz4T)에 'MTC' 라는 기능기를 도입해 새로운 고결정성 고분자(PNTz4T-5MTC)를 제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바 코팅 공정을 통해 대면적 모듈(10×10㎝)로 제작한 유기 태양전지 광전변환 효율도 최고 6.61%를 기록했다는 연구 성과이다.

바 코팅은 고분자 용액을 빠르고 균일하게 인쇄해 태양전지나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윤전기로 신문을 찍는 것 같은 '롤 투 롤(Roll-to-roll)' 인쇄 공정에 적용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롤 투 롤 공정에 적합한 유기 태양전지 광활성 소재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며 인체에 유해한 할로겐 용매도 필요 없어서 친환경적이라는 것.

특히 보다 유연한 형태로 만들 수 있어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휴대용 웨어러블 소자 등에 쉽게 활용할 수 있다.

연구원은 "3세대 전지인 유기태양전지의 상용화가 가능할 경우 현재 주로 이용되는 1세대 실리콘 태양전지의 저효율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면서 "유기태양전지 효율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기록할 수 있는데다가 제조비용도 저렴하다"고 밝혔다.

논문은 지난달 16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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