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단체, 천안문 시위 34주년 기려..중국 반체제 인사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

하재인 기자 승인 2023.06.04 13:41 | 최종 수정 2023.06.04 13:50 의견 0
미국 의회 단체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천안문 민주화시위 34주년을 기리며 중국 반체제 인사 3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가 추천했다. 사진은 천안문 민주화시위 34주년을 앞두고 지난 3일 홍콩 번화가 코즈웨이베이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불심검문 하는 모습.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미국 의회 단체가 중국 반체제 인사 3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며 천안문 민주화시위 34주년을 기렸다.

미국의 초당적 협력체인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현지시간 2일에 천안문 민주화시위 34주년을 앞두고 중국 반체제 인사 3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가 추천했다고 4일 밝혔다.

CECC 위원장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과 제프 머클리 민주당 상원의원이 ‘톈안먼 학살 34주년에 노벨평화상 후보 추가 추천’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펑리파 ▲리캉멍 ▲장잔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민주당 제임스 맥거빈 하원의원도 3명의 후보 추천에 참여했다.

성명은 “이전 톈안먼 시위자들처럼 이들 3명은 중국 지도자들을 향해 인권을 인식하고 존중할 것을 평화로운 방식으로 역설했다”며 “중국 당국은 이들의 요청에 부응하지 않고 대신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검열과 구금을 했다. 세계는 이들 영웅의 용기를 기려야 하며 국제사회는 이들의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펑리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된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시내 고가도로에 ‘봉쇄 말고 자유가 필요하다’는 현수막을 내건 후 실종됐다.

CECC는 성명을 통해 “펑리파의 실종 이후 그의 요구를 지지하는 수많은 대규모 시위가 중국 전역 여러 장소에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리캉멍은 난징의 대학생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검열에 항의해 아무것도 안 적힌 흰색 종이를 처음 들어 올린 사람으로 알려졌다. 성명에 따르면 그의 저항 행동 이후 많은 ‘백지 시위’가 이어졌다.

장잔은 변호사 겸 시민기자다. 2020년 2월 중국에서 코로나 19가 처음 창궐한 우한 상황을 취재했다. 이후 당국이 주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도시를 봉쇄했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비판 글을 올린 뒤 구금돼 같은 해 12월 징역 4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앞서 CECC는 ▲조지프 쩐 ▲지미 라이 ▲조슈아 웡 ▲기네스 호 ▲리척얀 ▲조우항텅 6명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조지프 쩐은 지난 2월 홍콩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추기경이다. 지미 라이는 폐간된 일간지 빈과일보의 사주다. 조슈아 웡과 기네스 호는 각각 학생 활동가와 기자 출신 활동가다. 리척얀과 초우항텅은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의 주석과 부주석이다.

CECC는 “우리는 톈안먼의 비극을 매년 추모한다. 이는 잊기에 너무 중요하고 중국, 심지어 이제는 홍콩에서도 이를 추모하는 것이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우리는 34년 전 오늘 용감히 저항한 이들에 경의를 표하며 1989년 탱크가 베이징의 거리를 밀어붙였을 때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린다”며 “중국 당국이 톈안먼 광장에서의 평화로운 시위와 관련해 희생되고 구금됐거나 실종된 모든 이들에 대해 전적으로 설명하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톈안먼 학살을 계속해서 기억할 것이며 중국 공산당이 역사책에서 이를 지우는 것을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